우크라 사태에 복잡해진 美 ‘금리인상’ 방정식…韓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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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26일 1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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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고물가를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올려 대응해야 마땅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기충격 속에서 금리를 인상했다간 자칫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연준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할 거라던 전 세계 금융권의 기대도 다소 수그러들었다. 금융권은 연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오는 3월15~16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0.00~0.25%다. 금융권에선 연준의 3월 금리인상 폭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일각에선 연준이 일거에 0.50%p 대폭 올릴 거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다 이러한 전망은 최근 들어 다소 누그러졌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오는 3월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석유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진격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가 뒤따를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밀은 물론 반도체 주요원료인 팔라듐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마크 잔대(Mark Zandi)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완전고용으로 돌아가려는 연준의 노력에 복잡성이 굉장히 많이 더해졌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다음달 0.5%p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될 거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연준이 긴축을 본격화하면 물가 전반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 공급 충격이 더욱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따라 우리나라 금리 인상 압력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기존 전망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바람에 그간 첨예하게 높아졌던 미국의 0.5%p ‘빅스텝’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며 “전에는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연내 2~3차례에 걸쳐 인상될 거란 기대가 매우 높았으나 인상 시기가 뒤로 늦춰질 여지가 생겼다”고 전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연준에 앞서 지난해 8월부터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터라 쫓기듯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는 현재 1.00~1.25%p로 벌어진 상태다.

금융권은 지난 2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오는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한은이 곧바로 금리를 올리진 않을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연준의 과도한 매파 성향이 전보다 희석될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의 긴축 경로 자체에 대한 시장 기대가 변하지는 않았다고 본다”며 “금통위가 만장일치 동결을 결정한 2월 이후 곧바로 열리는 4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기보다는 5월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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