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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작년 땅값 4.17% 상승…2000년대 4번째로 가팔라

입력 2022-01-24 11:35업데이트 2022-01-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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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집값의 여파로 지난해 전국 땅값이 4.17% 오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2000년대 접어들어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현 정부에서만 2018년(4.58%)에 이어 두 번째 4%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아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동아일보 DB
전국의 모든 시도 지역의 땅값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세종시가 7% 넘게 오르면서 전년에 이어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또 서울과 부산 대구 등 대부분의 광역시도 4%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4분기(10~12월)에 접어들면서 토지가격 상승폭과 토지거래량 모두 전분기(7~9월)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집값에 이어 토지시장도 변곡점을 맞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담은 대선 공약과 정부의 대규모 토지보상 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토지시장을 자극하는 또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국토교통부는 24일(오늘)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4분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을 발표했다.
● 2000년 이후 4번째 4%대 상승률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땅값은 4.17% 오르면서 전년(3.68%)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땅값은 매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7년에 3.88%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8년(4.58%)과 2019년(3.92%)에도 3~4%대를 유지한 것이다.

집값과 달리 땅값이 4% 이상 오르는 일은 매우 드물다. 아파트 등 주택보다 거래단위가 큰데다 환금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실수 등을 심어 수익을 내는 경우를 제외하곤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다. 부동산 개발을 할 때 설계와 인허가 등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도 제약 요소이다.

실제로 과거 추이를 보면 예전과 달리 최근 들어서는 땅값이 크게 오른 사례를 보기 어렵다. 경제개발이 한창 진행되며 각종 개발사업이 넘쳐나던 1970~1980년대 땅값은 한해 50%가까이 오르는 일(1978년·48.98%)도 있었다. 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는 해도 적잖았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상황은 급반전했다. 1991년(11.15%) 이후 지난해까지 땅값이 4% 이상 오른 적은 2005년(4.99%)과 2006년(5.62%), 2018년(4.58%) 등 3차례에 머물렀을 정도다. 산업단지 개발 등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토지수요가 그만큼 줄어든 탓이다.

심지어 △1기 신도시 완성 직후인 1992년(-1.27%)과 1993년(-7.38%), 1994년(-0.57%)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13.4%)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0.32%)에는 땅값이 떨어지기도 했다.
● 전국 모든 시도 상승세…세종시, 전년 이어 상승률 1위
지난해 땅값은 모든 시도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2019년(-1.77%)과 2020년(-1.93)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던 제주도도 1.85%로 반등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대신 제주를 찾은 내국인들이 제주 땅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도별로 보면 세종시가 7.06% 올라 전년(10.62%)에 이어 2년 연속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5.31%) 대전(4.67%) 대구(4.38%) 경기(4.31%) 등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땅값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광역시에선 광주(3.47%)와 울산(2.32%)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이 4%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또 4.7% 상승한 대전은 2005년(6.80%) 이후 가장 많이 올라 세종시와 인접한 입지적인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인천도 2007년(4.8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는데, 지난해 16% 이상 급등한 집값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크게 오른 땅값은 각종 세금 부담 증가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말 공시된 올해 표준지가가 지난해보다 10.16% 높게 책정된 상태이다. 지난해(10.35%)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관련 세금은 물론 각종 개발 부담금과 부동산 관련 벌금, 과태료 등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도로 공항 조성 등 각종 정부 사업에 따른 보상비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이 정부가 추진하는 △조세 △부동산평가 △복지 △부담금 산정 △행정 등 5개 분야, 63개 제도에 활용된다.
● 대선 공약과 대규모 토지보상비가 뇌관
다행스러운 점은 4분기로 접어들면서 땅값 상승폭이나 토지거래량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4분기 전국 지가는 1.03% 오르며 전분기(1.07%)보다 상승폭이 조금 줄었다.

월 단위로 세분해도 12월 지가상승률은 0.335%로 전월(0.3444%)나 전년 동월(0.343%)보다 낮았다. 지역별로도 수도권(3분기·1.23%→4분기·1.17%)이나 지방(0.82%→0.78%) 모두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었다.

땅값을 자극했던 집값이 지난해 11월 말 이후 상승폭을 줄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땅값 상승폭은 당분간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분위기는 거래량에서도 감지된다. 4분기 토지 거래량이 76만6000필지로 전분기(78만7000필지)보다 2.7%, 전년 같은 기간(95만2000필지)보다 19.5%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무엇보다 3월에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를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들이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잇따라 “안정을 찾아가는 부동산 시장이 대선 공약에 영향을 받을 조짐이 있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발언할 정도다.

여기에다 3기 수도권 신도시 조성을 위한 토지보상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토지시장 안정화 기대에는 걸림돌이다. 13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토지보상금이 일시에 풀릴 경우 토지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시절 판교 등 2기 수도권 신도시를 추진하면서 100조 원 넘는 보상금이 사용됐고, 이 가운데 30조 원 가량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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