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美 무역대표부 대표 만나 “철강 수출 할당량 늘려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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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대표, 주요 기업 임원들에
미국내 일자리 창출 중요성 강조
“무역정책 짤 때 일자리 최대 고려”

2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왼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2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왼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 주요 기업인들과 만나 한미 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타이 대표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한국 기업인들은 철강 수출 할당량(쿼터) 확대 등을 요구했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에 따르면 타이 대표는 2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특별 리셉션에서 국내 주요 기업 고위 임원들과 1시간가량 대화했다.

타이 대표는 올 3월 USTR 대표 인준을 받은 뒤 아시아 각국을 방문하는 길에 한국을 찾았다. 그는 2007∼2014년 USTR에서 대중국 무역 분쟁 관련 업무를 이끌기도 했다.

리셉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SK온, GS글로벌, 한화솔루션, 효성, CJ대한통운, DB하이텍, 삼양 등 한국 주요 대기업 고위 임원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과 미국의 산업 협력과 향후 원만한 통상 이슈 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추진됐다. 스탠딩 형식으로 진행된 행사는 인사말 이후 1 대 1이나 다수 간 대화가 자유롭게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타이 대표는 상호 호혜적 관계 강화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강조했다.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모색을 위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비전도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월 화상으로 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공급망 회복, 탈탄소, 디지털 경제 등의 공동 목표를 위해 프레임워크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타이 대표는 무역 정책에서 현지 일자리를 우선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타이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LG와 SK의 배터리 소송 당시를 회상하며 “USTR 대표로 임명됐을 당시 양사 소송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합의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가장 크게 신경 썼다. 앞으로 무역 정책을 짤 때 일자리를 많이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양사 최고경영자(CEO)를 설득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인들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법)와 관련해 한국의 철강 수출 할당량 확대 등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이 법을 근거로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미국의 5대 철강 수입국 중 하나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타이 대표에게 한국과 미국의 오랜 혈맹관계를 강조하며 한국산 철강 수입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코로나19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때에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한미 양국이 함께 공정한 글로벌 기업 환경을 조성하고 첨단산업분야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캐서린 타이#미국무역부 대표#미국내 일자리 창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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