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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中企 숙련 직원 “배달 오토바이 타는게 더 번다”

입력 2021-11-19 03:00업데이트 2021-11-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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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영향 야근 수당 사라져
“10만원이라도 더” 플랫폼 이직
구인난 업체 ‘길거리 캐스팅’ 나서
경북 구미에 있는 섬유업체 대표 A 씨(69)는 미용실이나 카페에서 아주머니들을 볼 때마다 “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는다. 위드 코로나 이후 일감은 쏟아지는데 일할 사람을 도통 못 구해서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직원 40명 중 10명만 남겨둬야 했는데 지금은 인력을 늘리려고 해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들의 구인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로 생긴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떠났던 인력들이 플랫폼 일자리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인력 수급에 이중고를 겪는 것이다.

숙련 인력이 이탈한 경우엔 타격이 더 크다. 경기 안산의 폴리염화비닐(PVC) 제조업체에선 최근 5년 차 직원 2명이 퇴직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야근과 특근수당이 사라지면서 250만 원 남짓했던 월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 퇴사자들은 공장 기계를 혼자 돌릴 수 있을 정도로 경력이 쌓였지만 “배달 오토바이를 타면 한 달에 10만 원이라도 더 벌 수 있다”고 했다. 배규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은 “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지방에서 플랫폼 일자리로의 이동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일자리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도 적지 않다. 성모 씨(31)는 최근 모교 동아리 단체 채팅방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경기 남양주시 물품 조립 공장의 아르바이트생 모집공고를 올렸다. 하루 9시간 근무에 일당 10만 원으로 조건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단 한 통의 연락도 없었다. 그는 “원래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던 단순 노동인데 외국인 입국이 끊기자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며 “기존보다 근무 조건을 개선해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없어 놀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중소기업들이 인력을 붙잡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인력난이 심한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입국을 늘리고 특성화고 연계 취업을 확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소정 기자 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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