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두 아들, 두산그룹 떠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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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 사임, “사회의 그늘 더 돌보며 살겠다”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66·사진)이 두산경영연구원 회장 직에서 사임하고 그룹을 떠난다고 두산그룹이 10일 밝혔다. 박 전 회장 두 아들도 그룹 임원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부자(父子) 모두 두산그룹에서 독립하게 됐다. 재계에서 그룹 회장을 지낸 뒤 아들들과 함께 독립하는 건 드문 사례다.

두산그룹 측은 “박 전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후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겠다고 이야기해 왔다. 매각 이후 경영 실무는 관여하지 않았고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사임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본인이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8월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매각되면서 사임 의사를 계속해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초부터 공언한 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그룹의 실무를 떠난 지는 이미 오래됐고 상징적 존재로 있던 자리까지 모두 떠난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이렇게 두산을 떠나는 것이니 나도 독립이다.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들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삼부자 모두가 각각 독립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회장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에서 지역 사회 봉사와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은 이어나갈 계획이다.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43)은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및 패션 관련 유망 회사 육성과 디자인 제품 개발 등의 일을 할 예정이다. 차남인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37)는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이날 두산그룹을 통해 내놓은 입장문에서 “관련 업계에서 유망 회사들을 육성하는 일에 이미 관여하고 있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인 박 전 회장은 그룹 내 ‘형제경영’ 전통에 따라 박용현 전 회장 뒤를 이어 2012∼2016년 두산그룹 회장을 지냈다. 1983년 두산건설에 입사해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 ㈜두산 대표이사 부회장, 두산중공업 회장,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맡았다. 2013∼2021년에는 대한상의 회장을 역임했다. 2016년 3월에 조카인 박정원 현 회장에게 회장을 넘기면서 두산그룹은 4세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두산그룹#두 아들#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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