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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기업들 “요소 찾아라” 세계 백방으로 뛰지만… 日-印 “우리도 빠듯”

입력 2021-11-09 03:00업데이트 2021-11-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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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화학업계, 수입처 다변화 ‘안간힘’
멈춰선 레미콘 차량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유트럭 운행이 많은 레미콘·시멘트 업계도 운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8일 경기 구리시의 한 시멘트 공장에 차량들이 멈춰 서 있다. 구리=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차량용 요소 수입의 97%를 중국에 의존한 여파로 국내 요소수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향후 안정적인 원료 수급을 위해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석탄,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적으로 요소 확보가 어려워져 중국 외 공급망을 확보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요소를 구하기 위해 일본, 인도 등 전 세계를 뒤졌지만 내년 1월 수입이 결정된 러시아산 외에는 추가 확보를 하지 못했다. 지난달 15일 이후 중국산 요소 수입이 막힌 뒤 롯데정밀화학, 금성이엔씨, KG케미칼, 휴켐스 등 국내 요소수 생산 업체들은 중국을 대체할 수입처를 찾기 위해 요소 생산시설을 보유한 국가 대부분과 접촉했다.

기업 및 개인 수입업자들도 한국과 가깝고 요소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춘 일본에 수출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일본 역시 지난해 기준 세계 9위의 요소 순수입국으로 한국에 수출할 만한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수출 허가를 안 내준다는 정보를 받은 뒤로는 일본 측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2위 요소 생산국인 인도는 대부분 농업용 요소를 생산한다. 이마저도 부족해 중국산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올해 1∼9월 중국의 요소 수출 물량 중 48.2%가 인도로 향했다. 무역업자 A 씨는 “인도 측과 접촉해 봤는데 인도 역시 중국에서 요소를 못 들여와 차량용 요소수 생산이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요소를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러시아(698만 t·2019년 기준)다. 카타르(513만 t), 중국(495만 t) 등이 뒤를 잇는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러시아, 카타르, 인도네시아 등을 중국의 대체 수입처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정밀화학은 내년 1월경 러시아산 요소를 소량이나마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화학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이 국가들이 중국을 대체하기에 무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중국은 거리가 가까워 운반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요소는 제조 기술이 어렵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데 유럽, 중동 등에서 많은 양을 수입하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경우 요소 공장이 대부분 유럽과 인접한 발틱해 근처에 위치해 있다. 향후 한국 기업들이 중장기 공급망으로 확보한다고 해도 중국 대비 최소 5배 이상 물류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카타르,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생산되는 요소도 물류비용이 걸림돌이다. 중동의 주 거래처인 유럽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석탄,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요소 가격이 상승한 것도 문제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수입망을 확보하는 건 무엇보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완제품인 차량용 요소수를 들여와 급한 불을 끄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은 고체 형태의 요소만 수입해왔다. 국내에 요소수 제조 공장이 있는 만큼, 부피가 크고 무거운 요소수를 수입할 필요가 없었던 탓이다. 차량용 요소수는 증류수에 요소 32.5%를 희석해 제조하기 때문에 요소 1t으로 요소수 약 3000L를 제조할 수 있다.

무역업계에서도 요소보다는 요소수를 구하는 게 용이하다고 보고 있고,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차량용 요소수 수입을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도 이날 “차량용 요소수 통관 검사를 20일에서 3∼5일로 단축해 신속한 수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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