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새벽배송 불똥…직고용 ‘우선 공급’ vs 위탁 ‘난감’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5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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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 화물차 주행에 필요한 요소수가 중국 수출 제한 품목으로 묶이면서 전자상거래 등 유통업체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배송기사를 직고용하고 있는 쿠팡과 마켓컬리는 연말까지 쓸 수 있는 요소수를 비축하고, 이를 기사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개인 지입(차량을 갖고 업체에 속함)차주에 위탁·의존한 업체들로,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뾰족한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을 맡고 있는 본사 직고용 수도권 지역 배송 기사들에게 연말까지 요소수를 지급한다.

쿠팡도 요소수 파동 이전에 비축한 물량이 있어 당분간 배송에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쿠팡이 직고용한 로켓배송 기사 ‘쿠팡친구’ 1만5000여명 중 절반 정도가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을 운영 중이라고 알려졌다.

당장 두 달여 요소수 물량을 비축했다고 하지만 아슬아슬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마켓컬리의 경우 자회사인 ‘프레시솔루션’에 속한 기사들에게는 아직 요소수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비수도권 등 택배 배송은 CJ대한통운에 의존해야 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프레시솔루션 차량 기사들이 요소수 부족으로 문제를 겪으면 본사에서 비축한 물량을 공급해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문제는 개인 지입 차량이다. 정부가 지원해 주기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쿠팡과 마켓컬리는 근로자 처우 향상과 서비스 안정성 차원에서 기사들을 직고용하고 있는 이례적 사례에 속한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이나 직매입이 아닌 중개 형태의 ‘오픈 마켓’인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11번가 등은 아직 배송에 문제는 없다지만 발만 동동 구르는 분위기다.

오픈 마켓은 판매자가 직접 배송 방법을 찾아야 한다. SSG닷컴은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등 10여곳 대형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배송을 맡긴 상태다. 기사들이 차질 없이 배송을 할 수 있도록 요소수 확보에 힘 써달라고 요청하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

개인 지입 차주들이 요소수를 찾지 못하면 배송 차질이 불가피한 셈이다. 온라인 쇼핑몰 키워드 분석 회사 아이템스카우트가 네이버, 쿠팡, 11번가 등에서 요소수 키워드 검색수를 분석한 결과. 10월 4주(10월17~23일) 1만6960회에서 10월 5주(10월24~30일) 59만120회로 전주 대비 3379%(약 35배) 증가했다.

11번가에서는 평소 8000~1만원 선에서 형성되던 요소수 10ℓ 가격이 한 때 세 배 이상 폭등했다. 이 업체에서는 11월1~2일 요소수 10ℓ 가격이 중국제 중심으로 3만5000~3만7000원 선에서 형성됐다. 지난 3일부터 판매자 상품 등록이 이어지며 현재는 2만5000~2만7000원 수준이라고 전해졌다.

이마저도 공급 부족으로 판매자가 구매 수량을 1개 내외로 제한한 경우가 많다. 11번가 관계자는 “최근 중국 쪽 요소수 반출 상황이 더 엄격하게 금지될 조짐이라 현재는 미국, 일본, 유럽제 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분위기”라며 “가격이 대부분 6만원대에서 형성돼 있는 제품들”이라고 우려했다.

한 전자상거래 업체 관계자는 “물류업계에서 이미 요소수 사재기를 하는 도매업자가 나오고 있다”며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면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대형마트까지도 물류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산업용 요소의 중국 수입 비중은 97%다. 요소수가 쓰이는 경유 차량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SCR)가 장착된 디젤 화물차는 현재 운행 차량 330만대 중 60%에 부착됐다. 중국은 호주와의 ‘석탄 분쟁’으로 전력을 제한하며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자 요소 생산을 줄이고, 수출 검사 의무화 조치로 사실상 수출을 막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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