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소환원제철로 그린철강 주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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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친환경기술 개발 경쟁… 포스코, 유럽-中의 ‘샤프트’에 맞서
탄소 무배출 수소환원제철에 집중… 우군 확보 위해 서울서 국제포럼
정부, 기술 개발 위해 8000억 투입

국내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인 포스코가 ‘탄소배출 제로(0)’를 실현할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키우기 위해 본격 담금질에 나섰다.

포스코는 세계에서 처음 개최한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을 통해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수소환원제철 개발에 함께할 우군을 확보할 전략을 내비쳤다. 정부는 기술 개발을 위해 향후 10년간 8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는 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2021’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다.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등 글로벌 철강사 관계자들과 세계철강협회 관계자 등 48개국 1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어야 철강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철강산업 비중이 큰 한국이 먼저 행동하고 세계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소환원제철은 용광로에 석탄을 가열해 만든 일산화탄소로 쇳물을 생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 발생해 탄소 배출이 없다. 다만 아직은 실험 수준이라 실제 상용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산업은 세계적으로 연간 약 19억 t의 탄소를 배출하며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철강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탄소 배출 감축에 대한 관심이 크고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유럽 중국에서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아닌 펠릿(철광석을 구슬 형태로 만든 원료)을 활용하는 ‘샤프트(Shaft)’ 기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는 철강업체는 포스코가 사실상 유일하다. 포스코로서는 대규모 포럼을 계기로 여러 회사를 공동 개발에 끌어들임으로써 수소환원제철 기술 확산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렇게 포럼이 출발해도 (상용화까지) 10년 이상이 걸리겠지만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길로 갈 수 있다”며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개방형 플랫폼을 제안하며 글로벌 그린철강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효율성, 경제성에서 샤프트 방식보다 앞서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독자 개발에 나설 경우 연구개발(R&D)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만에 하나 실패할 경우 위험도 혼자 짊어져야 해 부담이 크다.

포스코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2030년부터 기존 용광로를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유동환원로와 전기로로 교체하기 위한 비용으로 설비투자 29조 원, 기존 설비 매몰비용 36조 원 등 68조5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6조7000억 원을 들여 산업계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는 ‘탄소중립 산업 핵심기술 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선정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이 중 일부인 8000억 원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100만 t급 실증설비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포스코#수소환원제철#그린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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