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여섯 살 아들에게 “TQQQ 15주 선물했어요”

한여진 기자 입력 2021-09-22 11:20수정 2021-09-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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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진의 투자 다이어리]
아이의 경제적 자유 꿈꾸며 청약통장 깨고 주식계좌 만들다
“열여섯 살에 꿈꾸던 삶, 살고 있나요?”

이 질문에 자신 있게 “YES”라고 답할 수 있는 4050세대가 얼마나 될까. 호기롭던 한때, 나는 부모와 달리 어른이 되면 몸도, 마음도, 경제적으로도 좀 더 여유로울 거라 확신했지만, 요즘 사는 모습은 ‘주식은 도박’이라면서 월급만 차곡차곡 모아 삼남매를 키운 부모보다 각박하기 짝이 없다. 맞벌이 월급으로 한 달 한 달 빠듯하게 살아가는, 여섯 살 아이를 둔 마흔세 살 워킹맘. ‘한 번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가 좌우명일 만큼 흥청망청 살아온 철부지 인생의 결과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무슨 돈으로 저 녀석 대학까지 졸업시키지’다.

최근 자녀에게 주식계좌를 만들어주는 부모가 많아졌다. [GETTYIMAGES]



은행에서 자녀 주식계좌 개설

이렇다 보니 올해 들어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한 부분이 주식, 암호화폐 투자다. 수익률은 그저 그렇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면서 꿈꾸던 파이어족(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은 진작 물 건너간 듯하다. 앞으로도 숟가락 들 힘만 있다면 돈벌이를 열심히 해야 한다. 아이만큼은 어른이 됐을 때 밥벌이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일했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으로 9월 초 여섯 살 아들의 주식계좌를 만들었다. 아이의 경제적 자유를 꿈꾸면서 말이다. 나와 같은 생각에 최근 아이의 주식계좌를 만드는 부모가 많아졌다. 아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식은 도박’이라고 가르치는 부모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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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계좌를 만들려면 먼저 증권사와 연계 은행을 골라야 한다. 현재 내가 이용하고 있는 키움증권과 우리은행으로 결정했다. 서류는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 보호자 신분증이 있어야 하고 보호자 도장도 필요하다.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는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상세증명서로 준비해야 한다. 물론 아이의 주식계좌는 대면 개설만 가능하다. 서류를 지참한 뒤 은행에 가서 “주식계좌 만들어주세요” 하고 도장 몇 번 찍으면 끝.

마지막으로 증권사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아이 명의로 가입한 뒤 공인인증서를 만들어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에 깐다. 이후 사용 중인 증권사 앱에 아이 공인인증서가 추가돼 함께 사용하면 된다. 생각보다 아이의 주식계좌 만들기는 쉬웠다. ‘진작 만들어줄걸’ 하는 생각이 스쳤다.

예수금! 가장 중요한 예수금 입금이 남았다. 과감히 아이 명의의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통장)을 깨기로 했다. 2년 전 은행 직원 권유에 넘어가 만든 이자율 1.8%의 청약통장이다. 한 달에 10만 원씩 넣어 252만 원이 적립돼 있었다. 수령 금액은 이자 포함 255만9970원. 원금 252만 원의 이자가 4만 원도 안 되다니. 8월 코스피 조정 시기에 이 돈으로 삼성전자를 매수했다면 10만 원 넘게 수익을 냈을 텐데 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아, 그런데 어떤 종목을 매수해야 하나. 고민스러웠다. 아이의 주식계좌도 어른 계좌처럼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지만, 왠지 의미 있고 가치투자가 가능한 종목을 사주고 싶었다. 더불어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보탬이 되도록 수익까지 훌륭해야 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진 한국 우량주부터 애플,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미국 우량주, 얼마 전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전무가 추천한 크루즈나 카지노 등 콘택트 종목도 떠올랐다. 계좌를 만들고 일주일가량 낮밤으로 주식창을 들여다보며 고민 또 고민했다.

3배 레버리지 TQQQ 15주 예약매수

과연 10년 뒤, 20년 뒤에도 우량주로 남을 종목이 무엇일까. 현재 시총 1위 애플이 미래에도 1위를 유지할까.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렸다. 2011년까지 글로벌 시총 순위 1위를 차지하던 GE(제너럴 일렉트릭)는 2018년 6월 다우존스지수 구성 종목에서 퇴출당했다. 현재 주도주라 할지라도 10년, 20년 뒤에는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S&P500이나 다우존스지수, 나스닥, 코스피 등을 기반으로 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안전하지 않을까. 수익까지 잡을 수 있는 미국 3배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3배 레버리지이니 큰 변동이 있을 테지만,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투자(장투)하면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장고 끝에 최종 선택한 종목은 나스닥 상위 100대 기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 ‘TQQQ’다.

9월 7일 TQQQ는 8월 20일 종가 131달러 대비 16% 오른 152달러를 기록했다. 거의 12거래일 동안 상승 중으로, 이때 무모하게 매수할 이유가 없었다. 비록 10년 이상 장투할 테지만, 1원이라도 저렴하게 매수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 아닌가. 이날 지정가 142달러에 15주를 예약주문했다. 올가을에는 테이퍼링, 금리인상 등 다양한 변수가 있으니 언젠가는 떨어질 것이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이후에는 청약통장에 매달 10만 원씩 넣었던 돈으로 TQQQ 1주씩을 매수해줄 예정이다. 만약 TQQQ 가격이 떨어지면 싸게 사서 좋고, 올라가면 수익이 나서 좋지 않은가. 그리고 상상해본다. 20년 뒤 대학을 졸업한 아이가 돈벌이가 아닌 꿈을 찾아 행복한 일을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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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306호에 실렸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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