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감원장 “자산시장 거품 ‘퍼펙트 스톰’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금융투톱, 자산시장 과열 경고

새 금융당국 수장들이 일제히 자산시장 과열을 경고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자산시장 과열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후속 대책을 시사했다.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도 자산시장 거품 붕괴 등에 따른 ‘퍼펙트 스톰’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 신임 금감원장은 6일 취임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아직 극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와 저금리로 인한 과도한 유동성 공급은 금융시장의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계기업·자영업자 부실 확대 가능성,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의 가격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금융 지원이 절실하지만, 과도한 민간부문 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녹록지 않은 금융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정 원장은 이날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의 조화로운 운영 △금융소비자 보호 등 세 가지 금융감독 방향을 제시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사옥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우리 금융시장 및 금융시스템의 안정, 자산시장 과열 문제에 대응할 것이고, 가계부채 관리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대책 추진 과정에서 효과를 더 높일 방안이 무엇인지도 계속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보완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활동한 고 후보자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소수 의견을 내며 매파(통화긴축) 성향을 보였다. 고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소수의견은 통화정책과 관련한 소수의견이며, 가계부채 관리와 관련한 거시 경제 건전성 정책은 금융위원회에서 수행해왔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2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5% 늘었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5∼6%, 내년 4%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하반기(7∼12월)에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3∼4%에서 묶어야 한다.

정통 금융관료 출신이자 행정고시 28회 동기인 고 후보자와 정 원장이 한목소리로 금융시스템 안정을 강조하면서 그간 각종 현안에서 엇박자를 냈던 금융위와 금감원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조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후보자는 “금감원과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카뱅#금융대장주#금융투톱#과열 경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