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책임 꼬리자르기… 금감원 실무진만 중징계

김형민 기자 입력 2021-07-06 03:00수정 2021-07-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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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금융감독기구 실태 감사 금융감독원이 1조 원대 펀드 사기 혐의를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의 말만 믿고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모펀드 사태를 키웠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금감원은 구체적인 민원을 접수하고도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징계 대상은 실무급 2명에 그쳐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감사원은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감독기구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징계 5명, 주의 17명, 기관통보 24건을 확정해 관계기관에 전달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수석조사역 2명과 예탁결제원 직원 1명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이 옵티머스 사태를 2017년부터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는데도 검사에 태만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2017년 옵티머스의 자본금이 기준에 미달하자 검사에 나섰지만 펀드 자산을 부정하게 운용하는 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시정조치 유예를 건의했다.

또 2018년에는 국회 질의답변 과정에서 옵티머스가 작성한 투자제안서, 매출채권계약서 등을 받아 놓고도 펀드 운용 현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심지어 옵티머스 측의 설명만 믿고 국회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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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는 펀드 자금으로 특정 기업을 인수합병했다는 구체적인 민원까지 접수하고도 검찰과 금융위원회가 옵티머스를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묵살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검찰과 금융위는 민원과 무관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었다.

지난해에도 금감원은 서면검사 과정에서 펀드 자금 약 400억 원이 대표이사 개인 계좌로 이체되는 등 펀드 돌려막기와 횡령을 확인했지만 바로 현장검사에 착수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금감원 외에 예탁결제원도 옵티머스가 거짓으로 펀드 자산을 운용한 사실을 알고도 옵티머스의 요구대로 사모펀드 자산명세서에 공공기관 매출 채권을 매입했다고 작성했다. 감사원은 이 업무를 수행한 예탁원 직원에게 중징계(정직) 처분을 내렸다. 옵티머스 신탁 업무를 맡은 IBK기업은행도 신탁계약과 다른 자산을 편입해 달라는 옵티머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고 감사원으로부터 해당 직원에 대한 주의 요구를 받았다.

이번 감사에서 금융당국의 총체적인 검사·감독 부실이 확인됐는데도 실무급에게만 중징계를 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윤석헌 전 원장과 원승연 전 자본시장부문 부원장 등 책임 있는 고위직은 퇴직자라는 이유로 징계 대상에서 모두 빠졌다”며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감사”라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에게 무더기 중징계를 내린 것과 비교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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