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Special Report:]스타트업, 성장 기회 제공-차별화된 복지로 승부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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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트업 보상체계
높은 연봉-파격적 인센티브 대신 ‘총보상’ 최적화 중요성 커져
美직장인 69% “성장기회 중요해”… 수평적 조직문화도 인재 영입 도움
구글, 새 출산휴가로 퇴직률 낮춰… 구성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스타트업의 핵심 경쟁력은 인재에 있지만 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인재를 유인하고 묶어둘 보상책을 고민하게 된다. 이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스타트업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기업문화, 구성원들의 니즈에 맞는 복지 역시 좋은 보상책이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의 핵심 경쟁력은 인재에 있지만 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인재를 유인하고 묶어둘 보상책을 고민하게 된다. 이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스타트업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기업문화, 구성원들의 니즈에 맞는 복지 역시 좋은 보상책이 될 수 있다.
최근 일부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높은 연봉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조건으로 건 인재 유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른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등 성공한 스타트업에 한정되는 이야기다. 이들을 제외한 다수의 스타트업은 높은 연봉과 인센티브를 무기로 개발자들을 빼가는 덩치 큰 기업들을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높은 연봉과 스톡옵션으로 무장한 유니콘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보상 체계를 만들 수 있을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1년 6월 1호(322호)에 실린 ‘스타트업 보상 솔루션’ 글을 요약 소개한다.

○ 금전적 보상보단 총보상 최적화

아직 영세한 초기 스타트업이 높은 연봉과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인재를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총보상(Total Rewards)’이라는 개념이다. 총보상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논의되던 개념으로 전통적인 연봉, 보너스, 복지 외에 교육 프로그램, 직무 순환 및 성장 기회, 조직문화, 유연 근무 정책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고 이들을 최적화해 보상 체계를 짜는 것을 뜻한다. 자금 여력이 떨어지는 스타트업들은 기본급과 보너스 등 금전적 보상 대신 성장의 기회 제공이나 유연 근무 정책 등을 당근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스타트업 구인 시장이 잘 발달된 미국에서 진행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9%가 ‘성장 기회가 있는지가 현재 회사에 계속 근무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했다. 또한 실제로 이직을 한 직장인의 34%는 ‘경력 개발에 한계를 느껴서’라고 답해 급여(46%)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물론 직원들의 성장을 보상 요인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성장을 핑계로 일만 더 시키려고 한다는 불평을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수의 직원이 ‘일당백’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 직원들을 성장시키는 것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일과 동의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직원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고 더 많은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며 리더로부터 적절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실제 스타트업에 입사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이 같은 성장의 기회를 새로운 도전으로 여기고 입사한다.

○ 돈으로 살 수 없는 조직문화

성장의 기회만큼 최근 직장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조직문화다. 잡코리아가 2020년 7월, 직장인 6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72%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으로 가고 싶은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은 것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문화에 대한 기대’(54.2%)였다.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금전적인 보상 못지않게 삶의 의미, 개성 추구, 존중과 공정 등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은 비금전적인 보상 요소들의 매력도를 높여 우수한 인재들을 유인하고 싶은 스타트업에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어필하기만 하면 무조건 지원자가 몰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유니콘 기업으로 성공한 기업들의 대표 사례를 대충 베껴서 겉치레로 흉내만 내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아한형제들이 내놓은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법’이 유명해지니까 너도나도 비슷한 것을 만들어 홍보하는 식이다. 그러나 조직문화에 대한 그 기업의 진정성은 기업 리뷰 플랫폼들을 조금만 살펴봐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조직문화는 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일정 기간 이상 축적이 돼야 구축된다. 일반적으로 좋은 조직문화를 갖춘 기업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모든 구성원에게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잘 공유돼 있고 그 가치가 실제로도 잘 실천되는 특성을 보인다. 복지 수준을 높인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 회사가 구성원을, 또 구성원들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 차별화된 복지 추구


다른 회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복지 제도로 보상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도 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구성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찾아내 독특한 복지 제도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일례로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 정규직 대상으로 1억 원까지 무이자 주택 자금 대출을 해준다. 또한 직원들의 식사비도 회사가 내 준다. 20, 30대 직장인이 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얻어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식사를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좀 더 업무에 집중하기 편하게 해주기 위한 복지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구글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2014년 구글 미국 본사의 퇴직률은 20%가 넘었다. 데이터 분석과 인터뷰 등을 통해 원인을 분석한 결과 여성 직원들이 출산 후 평균 직원 대비 2배 이상 퇴직을 많이 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구글은 이들에게 출산 후 5개월간 급여 및 보상을 100% 지원하도록 하는 등 새로운 출산 휴가 제도를 도입했고, 그 결과 퇴직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보상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김성남 인사조직 전문 칼럼니스트 hotdog.kevin@gmail.com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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