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직원 둔 자영업자, 코로나로 1년새 22% 감소

  • 동아일보

한국은행 자영업 고용현황 보고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5명 이상 직원을 둔 자영업자들이 최대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외환위기 때와 유사하게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에게 충격이 집중된 것이다. 특히 경제 활동이 활발한 40, 50대 자영업자가 5% 넘게 감소했다.

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 현황 및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5명 이상 유급 직원을 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2월에 비해 22%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5명 미만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최대 10% 감소했다. 자영업 고용 부진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직원을 더 많이 둔 큰 규모의 자영업자들이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 역시 코로나19 이전보다 최대 11% 감소했다.

이는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불확실성이 큰 경기 침체기에 더 큰 충격을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 차장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에게 집중된 고용 충격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유사한 모습”이라며 “경기 충격이 클수록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구조조정이 활발히 일어나고, 임금 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실직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유입되는 경우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직원을 두고 있던 자영업자가 폐업을 하고 임시일용직으로 넘어간 경우도 많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고용 상태 전환율을 분석한 결과 임시일용직으로의 전환이 4.5%에서 7.3%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에서 밀려난 100명 가운데 4.5명이 임시일용직으로 전환됐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7.3명으로 늘었다는 뜻이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전환한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오히려 1.8%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40, 50대 자영업자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올 4월 기준으로 40, 50대 자영업자는 지난해 2월 대비 5.4% 줄었다.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한 40, 50대에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은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5인 이상#직원#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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