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원스토어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유럽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원스토어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과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SK텔레콤의 전략이 재차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1일 자회사 원스토어에 MS가 113억 원, 도이치텔레콤의 투자회사 DTCP가 55억 원 등 총 168억 원(약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MS와 DTCP는 원스토어가 유상증자를 거쳐 신규 발행한 전환우선주(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 41만4900만 주를 취득하게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발행주식 대비 지분으로 MS는 1.3%, DTCP는 0.6%를 보유하게 된다. 이에 원스토어 주주에는 모회사인 SK텔레콤을 포함해 KT와 LG유플러스, 네이버 등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해외 IT기업의 앱마켓 투자는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앱마켓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가 독점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원스토어의 국내 앱 마켓 시장점유율은 18.3%로 구글(71.2%), 애플(10.5%)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지 3개월 만에 해외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성장 잠재력은 물론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앱마켓 시장의 대항마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중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원스토어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텔레콤과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협력을 했던 MS는 이번 투자를 통해 SK텔레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게임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발굴과 유통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치텔레콤은 SK텔레콤과의 협력 강화와 함께 원스토어를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 진출시킬 기회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국내 대표 앱마켓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 건전한 국내 앱마켓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유치로 글로벌 IT 기업들을 협력 관계로 끌어들이는 SK텔레콤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협력을 위해 11번가 지분에 참여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하는 신설회사 ‘ICT투자전문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마존을 주주로 초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모빌리티 합작회사 ‘우티’를 4월 공식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이 애플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와 손잡고 콘텐츠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전략은 글로벌 대형 IT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회사 위상을 한 단계 높여가겠다는 것”이라며 “플랫폼 등 신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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