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날개 단 반도체, 생산 급감했지만…경기회복 불쏘시개 역할 계속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1일 0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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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산업생산, 반도체 감산에 하락 전환
정부·업계 "반도체 급감? 기저효과 때문"
반도체 수출은 10개월째 호조세 이어져
'메모리슈퍼사이클' 도래 따른 기대도 ↑
경기회복 관건으로는 '접종 가속화' 꼽혀

지난달 전산업 생산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줄며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 급감으로 자칫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정부와 업계는 단순 기저효과로 판단했다.

아울러 올해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수출 호조세는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일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내놓은 ‘2021년 4월 산업 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 지수는 111.4로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이 지수는 지난 2월(2.0%)부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5월(-1.5%)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이며 하락 전환했다.

이는 반도체 생산 감소 등으로 광공업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같은 기간 반도체 생산은 무려 10.9%나 줄었다. 반도체 감소 폭은 지난해 4월(-14.7%) 이후 1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소비(소매 판매)는 2.3%, 설비 투자는 3.5% 늘었다. 소비·투자 지표는 살아난 반면, 반도체 생산이 증가 흐름을 멈추며 생산 지표는 마이너스(-)가 된 것이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반도체 생산 급감으로 경기 회복세가 자칫 약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 대목이다.

다만 정부와 관련 업계는 이러한 반도체 생산 감소 폭이 기저 효과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기가 나빠져 기업이 생산을 줄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반도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비대면 경제 확대 등에 따라 호조세가 이어졌다”며 “특히 지난 3월까지는 (관련) 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그 수준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도 자료를 통해 “그간 높은 상승세를 이어온 반도체가 기저 요인으로 일시 조정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지난 3월이 워낙 생산 실적이 좋은데 따른 기저효과”라며 “실제로 4월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로는 30%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생산 지수는 지난해 11월 237.0(7.6%)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262.3(10.7%), 올해 1월 264.2(0.7%), 2월 282.4(6.9%), 3월 294.7(4.4%)로 5개월째 증가하다가 4월 262.5(-10.9%)로 하락 전환했다. 3월 지수는 역대 최고치다.

반도체 수출 호조 또한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무려 10개월 연속 증가하며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액이 2개월 연속 90억 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1~4월 누계 수출액 기준으로는 2018년에 이은 역대 2위 수준을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달 반도체 생산 감소는 계절성 요인이 컸다고 봤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세트사들이 주로 1분기, 3분기에 스마트폰 등 신제품 발표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1분기에) 수요가 많았을 것”이라며 “계절성으로 인한 (전월 대비) 생산 감소로 보이며, 특별히 회사 측에서 감산할 요인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장기 호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우리나라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한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2022년 전 세계 메모리 매출 전망치를 1804억 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18년 반도체 호황 당시의 1633억 달러를 넘는 역대 최고치다.

IC인사이츠는 코로나19 사태로 침체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디지털 경제로 전환 흐름이 지속되며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데 기인해 이러한 전망치를 내놨다.

전문가도 지난달 반도체 생산 감소가 경기 회복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의 경기 회복 관건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에 달렸단 분석도 이어진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지난달 반도체 생산 감소는 기저효과로 풀이되고,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여전히 수출 부문의 경기 회복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의 경기 회복은 백신 접종률 제고에 따른 감염 확산 통제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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