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공 학생들의 한숨 “36년 된 장비, 가끔씩 멈춰요”

세종=구특교 기자 , 유채연 기자 입력 2021-04-15 03:00수정 2021-04-1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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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전공자들, 산업장관에 호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반도체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다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웨이퍼는 반도체 회로를 만들 때 쓰는 얇은 실리콘 판인데 고르고 규칙적으로 연결된 격자 구조다. 워싱턴=AP 뉴시스
“이곳의 반도체 설비들은 1985년 착공됐습니다. 당시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시설이라 해외 학자들이 참관도 왔었죠. 그런데 지금은 장비도, 직원도 매우 부족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반도체 전공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박현우 씨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반도체 연구 현실을 이렇게 소개했다.

20분간 진행된 간담회는 산업부가 반도체 인력양성 현황을 점검하려 반도체 전공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급 대란이 이어져 국내 자동차 생산마저 중단되고 있는데, 국내에선 생산 시설, 인력 등 반도체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연구소가 마련돼 직접 반도체 공정을 체험할 수 있어 만족하면서도 연구소 내 설비가 부족하고 노후화된 점을 아쉬워했다.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최홍석 씨는 “우리 자체 연구비로만 충당하다 보니 장비가 부족해 우리가 연구한 논문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이나 학교가 낸 논문에 밀린 적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같은 학부 석·박사 통합과정의 서영탁 씨는 “가끔 장비가 노후화돼 멈추는 순간이 있다”며 “대체 장비가 마련되면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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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연구 기회가 적은 점도 지적됐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김승수 씨는 “반도체를 전공하는 교수의 절대적인 수가 적다”며 “연구직보다는 기업으로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기술인력(2019년 기준)은 향후 10년간 매년 1500명씩 확보돼야 생산에 차질이 없다. 이에 산업부는 2021∼2022년 반도체 관련 인력 4800명 이상을 배출할 계획이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4차 산업혁명 속도가 빨라지며 반도체 인력수요도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가 반도체 전공 학부를 확대하고 비싼 반도체 설비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성 장관은 학생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반도체 관련 학계 전문가들과 30여 분간 비공개 간담회도 진행했다. 하지만 정부가 비판 여론에 떠밀려 간담회를 형식적으로만 진행했다는 말이 나왔다.

세종=구특교 kootg@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유채연 기자
#반도체#서울대 전공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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