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 종부세 납세자 28%, 세액 43% 급증

세종=송충현 기자 , 남건우 기자 입력 2020-11-26 03:00수정 2020-11-2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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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만7000명에 1조8148억원 부과
현정부 들어 종부세 납세자-세액 각각 2.2배, 2.5배로 크게 늘어나

올해 종합부동산세 납부 인원과 세액이 1년 전보다 25%가량 늘어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로써 현 정부 들어 납세자와 세액 모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집값 안정과 투기 방지를 위해 종부세를 도입했지만 집 한 채 있는 중산층까지 징세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납세 대상자는 74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5.0%(14만9000명) 늘었다. 이들에게 고지한 세액은 4조268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7.5%(9216억 원) 증가했다.

현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종부세 납부 대상과 세액은 각각 33만9000명, 1조7180억 원이었다. 이번 정부 들어 종부세 납세자는 2.2배로, 세금은 2.5배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주택분 종부세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세 대상은 6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3% 늘었고, 세액은 1조8148억 원으로 42.9% 증가했다. 이는 집값과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종부세 계산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가 서울에서만 1년 새 9만5000명 늘어나는 등 그동안 종부세를 내지 않았던 1주택자들이 과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전체 세액이 늘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뛰는 동안 종부세 부과 기준은 10년 넘도록 바뀌지 않아 서울 아파트 보유자 대다수가 종부세 대상이 돼버렸다”며 “집값 안정과 무관하게 ‘징벌적 과세’로 변질된 종부세를 이제 손볼 때”라고 했다.

▼ 징벌적 과세 된 종부세… 집값 오른 수도권 12만7000명 새로 편입


“집값 잡겠다”는 정부, 인상 부채질

마포-동작 등 ‘공시가 9억 이상’ 속출… 서울서만 납세자 9만5000명 늘어

내년엔 강북-대도시 상당수 포함

전문가 “9억 부과 기준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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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합부동산세 납세자와 세액이 모두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건 집값과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종부세 계산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이 한꺼번에 올랐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인상되는 종부세 세율과 세 부담 상한선까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서울 강북 지역과 지방 주요 대도시의 1주택자도 상당수가 과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종부세가 집 가진 사람을 타깃으로 한 ‘징벌적 과세’가 되지 않도록 집값 급등에도 11년째 제자리인 종부세 부과 기준을 손질하고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집값 상승세보다 세금 증가 속도 더 빨라

25일 국세청이 발표한 ‘2020년 귀속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현황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세 대상자는 66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4만7000명(28.3%) 늘었다. 토지분을 합한 전체 종부세 납세자가 74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9000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증가 인원의 약 99%를 주택 종부세 납세자가 차지한 셈이다.


올해 처음 종부세를 내게 된 납세자는 대부분 수도권 아파트 보유자였다. 서울 마포, 동작, 성동구 등 비(非)강남권에서 공시가격 9억 원을 넘긴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서울에서만 주택 종부세 납세자가 9만5000명 늘었다. 수도권 전체로는 12만7000명이 새로 종부세 고지서를 받았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종부세 인상 방안을 잇달아 쏟아내면서 오히려 집값 상승세보다 납세자들의 종부세 부담이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액(1조8148억 원)을 납세 인원으로 나눈 1인당 평균 종부세는 272만 원이다. 지난해 1인당 주택 종부세액(244만 원)보다 11.5% 늘었다. 반면 10월 말 현재 전국 집값(한국감정원 기준)은 1년 전보다 4.5%, 서울은 3.6% 올랐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끌어올려 종부세 징세 대상을 늘리다 보니 집값 상승률보다 세액 증가율이 더 높은 ‘징벌적 과세’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11년째 그대로인 부과 기준 손봐야”


종부세 인상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을 유도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취지도 퇴색했다는 분석이 많다. 잇단 증세 정책에도 11월 셋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값은 0.25% 올라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소비자지표(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 역시 관련 통계가 집계된 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일부 고가주택을 겨냥해 도입했던 ‘부유세’ 성격의 종부세가 집 한 채 가진 중산층까지 징세하는 ‘보편적 세금’으로 변질된 만큼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9년 도입된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고가주택 기준 9억 원(1가구 1주택자)은 11년간 집값이 2배 수준(서울 중위가격 기준)으로 오르는 동안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 종부세가 재산세와 중복 부과되는 이중적 징세라는 지적도 많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종부세를 내는 납세자들이 부유세를 낼 만한 대상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집값이 다 올랐다면 1가구 1주택 종부세 기준인 9억 원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남건우 기자
#종합부동산세#징벌적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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