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사려면 2시간 대기하라고?”…추석 대목 맞은 명품, 매출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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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6일 0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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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 매장(롯데백화점 제공).© 뉴스1
루이뷔통 매장(롯데백화점 제공).© 뉴스1
“2시간 30분 정도 기다리셔야 합니다.”

지난 2일 오후 3시 30분쯤 이틀간의 휴점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1층 루이뷔통 매장. 얼마나 기다려야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지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이날 백화점 1층 내 자리한 루이뷔통 매장에는 15명 남짓한 고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열댓 명 남짓한 대기고객이 전부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객 수만 해도 80명을 넘어섰다. 대기 시간도 2시간을 훌쩍 넘겼다.

매장 내 모든 직원도 손님 응대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루이비통 매장 관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10월 1일 이틀 휴점을 한 뒤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려 달라. 순번이 되면 메시지로 알려드리겠다”며 일일이 양해를 구했다.

다른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구찌 매장 앞에서도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행렬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날 백화점 명품 매장을 방문한 김모(31)씨는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본가를 내려가지 않게 돼 집에서 연휴를 보내다 답답한 마음에 백화점에 나왔다. 살만한 게 있는지 구경하기 위해 나왔는데 이렇게나 사람들이 몰릴 줄 몰랐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처럼 명품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나 홀로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루이뷔통·구찌 등 인기 브랜드의 명품 매장은 추석 대목을 맞아 북새통을 이뤘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우울한 심리를 고가의 명품 쇼핑으로 보상받기 위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올해 추석 연휴 기간 국내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연휴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연휴 기간(9월 30일~10월 3일) 백화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연휴(9월 12일-9월 15일) 대비 3% 성장에 그쳤지만, 명품을 비롯한 해외 패션의 매출은 약 15%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추석 연휴 주말 이틀간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브랜드 매출도 전년(2019년 9월 14일~15일) 추석 대비 1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이 7.7%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현대백화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기간 명품 매출은 33% 급증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19.5%)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추석 연휴 각종 노동 부담으로 인한 ‘명절 증후군’도 명품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귀성 인구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도 적잖아 소비 욕구가 터져 나왔다는 게 이들 분석이다. 실제 매년 명절 직후 핸드백·명품 의류 등 고가 상품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가 3분기 추석 직후를 ‘황금 쇼핑주간’으로 꼽는 이유다.

이 같은 명품 브랜드의 꾸준한 인기는 이미 통계로도 증명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하며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갔다. 백화점 전체 매출이 14.2%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여성 캐주얼과 남성 의류 매출도 각각 34.9%, 2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긴 연휴를 기점으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 매출은 코로나19 영향과 무관하게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한글날 연휴에 이어 3분기 코리아세일페스타·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 행사를 앞두고 있어 ‘보복 소비’ 심리로 인한 명품 구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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