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선’ 뿔난 민심, 불난 여권 “다주택 매각”

한상준 기자 , 김지현 기자 입력 2020-07-09 03:00수정 2020-07-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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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與 고위층 일제히 나서 “상황 심각… 공직자 다주택 팔라”
2급 이상-지자체 고위직도 대상
靑, 참모 집 매각계획 공개 검토
뉴스1
부동산 정책 혼선이 하반기 정국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여권 최고위층이 일제히 다주택 공직자를 겨냥해 “1채만 남기고 팔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다주택자를 부동산 값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도 정작 자신들 상당수가 다주택자인 여권의 이른바 ‘부동산 위선’을 놓고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국회의원 등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에게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고위 공직자들이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다면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며 “다주택자는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금방 지나갈 상황이 아니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재산공개 관보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주택 3채를 보유하는 등 18개 부처 장차관 40명 중 14명이 다주택자다.

여기에 정 총리는 각 부처 2급 이상 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 고위 공직자들도 1채만 남기고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자 재산공개는 1급 이상부터지만 그와 상관없이 다주택 매각을 촉구한 것은 들끓는 민심을 의식한 조치다.


전임 총리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고위 공직에 있는 분은 (1주택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아파트 양도차익으로 터무니없는 돈을 벌 수 있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다주택 의원들의 부동산 매각과 관련해 “이른 시일 안에 이행해줄 것을 당 차원에서 촉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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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지금까지 여론을 살피며 매각을 미뤄왔던 당정청의 다주택자들은 뒤늦게나마 속속 처분에 나서고 있다. 충북 청주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중 청주 아파트만 팔겠다고 했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가족의 거주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이달 내에 서울 소재 아파트도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12명에 달하는 다주택자 참모들의 매각 계획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와 세종에 아파트 2채를 보유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세종 아파트 호가를 낮춘 끝에 매수자가 나타나 이날 매매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각각 5채, 3채를 보유한 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김홍걸 의원도 이날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2주택을 보유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용범 기재부 1차관 등도 매각을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김지현 기자


#부동산 대책#다주택 공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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