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동행’… 협력사 손잡고 ‘K칩 시대’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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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삼성전자, 반도체 생태계 확장

삼성전자 직원(왼쪽)과 이오테크닉스 직원이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설비·부품 협락사 지원 등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 ‘K칩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직원(왼쪽)과 이오테크닉스 직원이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설비·부품 협락사 지원 등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 ‘K칩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3세대 10나노급 D램 개발 성공, 하반기 양산 예정.’

지난해 3월 언론을 통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0나노 초중반대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중견기업 이오테크닉스 구성원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삼성전자와 2011년부터 8년이란 시간을 들여 개발한 고성능 레이저 설비가 곧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 ‘필수장비’로 투입된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이오테크닉스와 삼성전자가 함께 개발한 레이저 설비는 반도체 웨이퍼 위 회로패턴에 발라진 물질들이 빈 공간 없이 균일하게 있도록 만든다. D램 생산 과정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불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수적인 장비인데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보니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 왔다.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대표는 “삼성전자와 8년을 투자해 설비 개발에 성공하고, 생산 현장에 필수장비로 투입된 뒤 회사 임직원들은 말할 수 없이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25일 삼성전자는 이오테크닉스와 같은 국내 반도체 협력사에 대한 개발 지원을 강화하는 등 한국 반도체 생태계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설비·부품 중소 협력사 지원 △산학협력을 통한 반도체 미래세대 투자 △친환경경영 통한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을 3각 축으로 삼아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K칩’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목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중소 협력사 반도체 설비부품 개발을 지원해 왔다.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낸드플래시 식각공정(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는 공정) 핵심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중견기업 솔브레인, 식각공정 제조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 싸이노스 등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필수 설비 및 부품의 ‘국산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안정적인 환경에서 납품과 양산, 제품 검증을 할 수 있어 서로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7월부터 국내 반도체 장비 전문 업체인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등 주요 설비협력사, 이들의 2, 3차 부품 협력사들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설비부품 공동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삼성전자 측은 “설비 업체가 부품을 선정하면 삼성전자와 부품사까지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설비부품의 개발, 양산평가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미래 반도체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대와 함께 ‘인공지능반도체공학 연합전공’을 신설했다. 또 국책 반도체 특성화 대학인 한국폴리텍대에 반도체 공정·계측 장비를 기증해 학생들이 반도체 제조 공정을 실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같이 삼성전자가 ‘K칩 시대’를 목표로 협력사 지원, 산학 협력, 친환경 경영에 나서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잇따라 강조하고 있는 ‘동행’ 비전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1월 DS(반도체)부문 사장단 간담회에서도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의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상생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삼성전자#3세대 10나노급 d램#이오테크닉스#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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