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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쏟아지는 주거복지정책 ‘잘 꿰어야 보배’

입력 2020-06-17 03:00업데이트 2020-06-1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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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30년]<6> 관리 전문화로 효율성 높여야
정부가 임대주택을 포함해 쏟아내고 있는 다양한 주거복지 정책에 대해 이용 대상자들이 잘 모르고 있으며, 실제 활용률도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주거복지 정책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최근 ‘주거복지 로드맵’을 잇달아 내놓으며 2025년까지 장기임대주택 240만 채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청년 100만 가구, 신혼부부 120만 가구, 고령자와 일반·저소득층 460만 가구 등 총 700만 가구가 맞춤주택이나 금융 지원, 주거 급여 등과 같은 다양한 주거 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2018년 기준·2050만 가구)의 34%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정작 수혜 대상자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이용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한국주거복지연구원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보고서 ‘찾아가는 주거복지상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 1만2954명 가운데 정부의 주요 주거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대부분의 항목에서 50%를 넘지 못했다. 저렴임대주택(56.5%)을 제외하곤 월 임대료 지원(42.4%), 임대보증금 지원(34.4%), 주택구입자금 융자(29.2%), 주택개량 지원(22.1%) 등의 프로그램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모두 50%를 밑돌았다.

이용률은 더 떨어졌다. 월 임대료 지원(11.2%)만 두 자릿수를 기록했을 뿐 저렴임대주택(5.6%), 임대보증금 지원(2.4%), 주택구입자금 융자(1.4%), 주택개량 지원(1.5%)은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박근석 주거복지연구원장은 “정부 정책 홍보가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만 초점이 맞춰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2017년 관련 법을 제정하는 등 주거복지 전달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마이홈센터)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주거복지센터)도 전담 조직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적잖다. LH는 전체 59개 마이홈센터(5월 말 기준) 가운데 40%가 넘는 24개를 수도권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주거복지센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체 40개(2019년 7월 기준) 가운데 수도권에만 80%에 육박하는 31개가 몰려 있다. 대구 전북 제주가 각 2개, 충북 충남 강원이 각 1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도에는 아예 없다.

게다가 주거복지센터는 지자체 지원에만 의존하는 방식이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경숙 서울 중구주거복지센터 과장은 “서울시 등 지자체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지원을 끊는다면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보다 근본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년이면 장기공공 임대주택 재고가 240만 채나 되고 거주 인구가 최소 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이를 전담 관리할 전문가 육성과 공적인 조직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오정 건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임대 주거단지에 주거복지사 배치를 의무화하고, 영국 등에서 활용하는 전문기구 운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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