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사태 넘긴 삼성, 사법리스크는 여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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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영장 기각]
재계 “기소땐 현장경영 쉽지 않아”
李, 오후엔 업무 현안 등 보고 받아

9일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삼성은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간 무역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경영 공백을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이 여전히 사법 리스크로부터 자유롭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여전히 수사를 받고 있고,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변화가 없다”며 “삼성이 사법 리스크에서 당분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이미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돼 4년 동안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기소되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곧바로 기소당할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멈췄던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하기가 쉽지 않다. 피고인으로서 두 가지 재판을 동시에 받으면서 해외 사업까지 챙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이날 새벽 자택에 머물다 오후에 업무 현안 등을 보고받은 것도 삼성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은 7일 이례적으로 호소문을 내고 “삼성이 장기간에 걸친 검찰 수사로 정상적 경영이 위축돼 있고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삼성전자#이재용 부회장#영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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