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역대 최악 2조 적자 냈지만… “신사업 투자 이어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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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에 유가 급락 겹쳐 1분기 매출 10%이상 준 11조
“하반기 흑자 전환 가능 판단… 투자따른 재무부담 크지 않아”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1∼3월)에 1조80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 제품의 수요 감소 영향으로 1962년 창사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7∼12월) 실적 개선을 예고하는 한편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소재 등 ‘비(非)석유’ 사업 분야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752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3311억 원)와 비교해 이익이 2조 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1조73억 원), 현대오일뱅크(―5632억 원)의 영업손실을 더하면 3사의 합산 적자는 3조3457억 원에 달한다. 조만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GS칼텍스의 영업손실까지 포함하면 정유 4사의 1분기 적자는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원화 약세에 따른 석유 제품 수출 가치 하락 영향이 반영된 2720억 원의 영업외손실까지 더하면 총 2조472억 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은 11조16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경기 침체, 코로나19 사태, 국제 유가 급락 등 ‘3중고’에 환율 변동 영향까지 더해지며 최악의 경영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별로 보면 대규모 제품 재고 손실이 발생한 석유 분야에서 1조6360억 원의 적자를 냈다. 화학 분야도 나프타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8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배터리 분야 영업손실은 1049억 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289억 원), 석유개발(453억 원), 소재(270억 원) 등의 사업에서만 소규모 흑자를 냈다.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와 소재(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등 새로 육성하는 사업에서 올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간 투자 예정액이 약 4조 원인데 이 중 60%는 배터리와 소재 부문에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설립을 위해 현지 법인에 8944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중국 창저우에 설립 중인 배터리 분리막 공장도 올해 3분기(7∼9월) 중 양산 가동할 예정이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페루 가스전 광구 매각 대금 1조 원가량이 하반기 중 들어올 예정이어서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분기 실적 개선 시점을 하반기(7∼12월)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만큼 여행, 출장 수요 증가로 항공유·휘발유 소비가 정상화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이번 위기를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적자#신사업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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