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선방한 가전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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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영업이익 1조904억… 생활가전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
“2분기엔 실적 하락 불가피”
현대오일뱅크 5632억 영업손실

올해 1분기(1∼3월) 전자업계는 비교적 선방한 반면 정유업계는 사상 최악의 적자로 고전했다.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2분기(4∼6월)에는 모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가전 부문 실적 호조로 1분기 매출 14조7278억 원, 영업이익 1조904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14조9151억 원)에 비해 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9006억 원)보다 21.1%나 늘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5조4180억 원에 영업이익 7535억 원을 달성해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13.9%) 모두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가전 매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이었으나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40% 수준까지 올랐다. LG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도 유지됐다”고 밝혔다.

TV 사업 등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도 전 세계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 속에 매출액 2조9707억 원, 영업이익 3258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스마트폰 사업은 1분기 영업손실 2378억 원으로 20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전 분기 손실 규모(3322억 원)에 비해선 28.4% 줄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1분기 선방했다는 평이지만 내부에선 2분기를 생각하면 웃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주력 시장인 북미, 유럽 시장에서 오프라인 판매처가 줄줄이 문을 닫고 소비시장이 위축된 탓에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사상 최악의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모기업 현대중공업지주를 통해 1분기 영업손실이 5632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코로나19로 석유 제품 소비량이 줄어들고 국제 유가가 폭락하며 분기 단위로 1964년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낸 것이다. 매출도 4조416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1% 감소했다. 앞서 에쓰오일은 1분기 1조7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고,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다음 달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유업계는 4곳의 1분기 합산 적자가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한국조선해양도 1분기 매출 3조9446억 원, 영업이익 1217억 원의 실적을 이날 공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발주량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현석 lhs@donga.com·지민구 기자
#lg전자#영업이익#현대오일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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