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급속도로 위축되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글로벌 브랜드들간 경쟁 격화, 산업수요의 저성장 기조로 중국에서 숨고르기 중이었으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시장 분위기가 조금 달라져서다.
현대·기아차가 집중했던 미국과 유럽, 신흥국 등은 자동차 생산·판매가 마비 상태에 이른 반면 중국은 그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자동차를 중심으로 과감한 소비진작 정책을 발표한 만큼 현대·기아차는 당분간 내수 및 중국 판매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판매감소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7일 중국 외신에 따르면 광동성 정부는 농촌주민이 신에너지자동차 및 내연차를 구매하면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또 일정 신용등급 이상의 농촌주민에는 무담보 자동차 구매 대출 지원도 병행하는 내용의 소비촉진 관련 조치를 발표했다.
농업과 공업 비중이 큰 광동성의 농촌주민은 주력 소비층이다. 지난해 기준 해당 지역 농촌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강동성 주민 평균과 비교해 0.7%포인트 높은 9.6%를 기록했다. 광동성 정부는 이를 감안해 농촌주민 중심의 소비진작 정책을 내놨다. 업계는 이를 시작으로 중국 지방 정부의 대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이 좋다고 볼 수 없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선 그나마 상황이 낫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동제한 조치와 자동차 생산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0% 가까이 빠졌다. 프랑스(72%), 이탈리아(85%) 등 유럽 국가도 자동차 산업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중국 역시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줄긴 했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대폭 축소됐다. 현대차만 보더라도 지난달 미국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3% 감소한 반면 중국에서는 22.5% 줄어든 3만4890대를 기록했다. 선방한 실적이라고 보긴 어려우나 미국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작다. 전월 대비로는 중국 판매가 20배가량 늘었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당분간 중국과 내수를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감소를 방어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다만 베이징 1공장(현대차), 옌청 1공장(기아차) 운영 중단으로 중국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만큼 위험부담을 감수한 공격적인 신차출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공장 운영효율화와 함께 판촉·마케팅 강화로 판매 및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현대차는 2016년부터 내수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중국 시장에 벤치마킹하며 판매확대를 꾀하고 있다.
구매 한달 이내 자유로운 차종교환 등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대상 차종은 투싼(TL), 밍투, ix35, 라페스타, 싼타페, ix25 등 중국 전략 모델들이다.
기아차도 일정 기준에서의 신차교환 혜택 등을 담은 VIK 개런티 프로그램을 중국에서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초 라페스타 전기차를 출시했다”며 “전략 차종의 파생 라인업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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