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바꿀 5G, 글로벌 경쟁 이제부터 시작[기고/장석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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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산업화가 한창이던 시절, 급증하는 전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집 전화 한 대 가격이 집 한 채 수준인 적이 있었다. 초등학생까지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지는 지금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1가구 1전화가 된 게 불과 얼마 전인데 지금은 1인 1스마트폰이 당연한 시대가 됐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을 바꾸었다. 타인과의 통화나 문자는 물론이고 걸어 다니면서 인터넷과 TV를 볼 수 있고, 은행 업무나 쇼핑까지 가능하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던 통신이 앞으로는 사물과 산업에 연결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시대다. 어떤 이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얘기하고, 다른 이는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을 얘기한다. 스마트공장이 중요하다는 이도 있다.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5G다. 5G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속도로이다.

이런 고속도로가 지난해 4월 대한민국에 가장 먼저 깔리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서비스 초기이다 보니 통화품질이 불완전하고 비싸진 요금제나 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1년 사이 거둔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우리 기업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고, 견고했던 통신장비 시장의 3강(화웨이, 노키아, 에릭슨) 구도를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5G 확산의 원년’이 될 거라고 전망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이면에는 5G 시대를 둘러싼 헤게모니 다툼이 있다는 분석까지 있을 정도다. 5G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도 민간과 정부가 다시 한 번 힘을 모을 때다.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로의 도약을 꿈꿔 본다.

정부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품질 개선과 새로운 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품질 평가를 통해 초기 단계인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다양하고 저렴한 단말기와 요금제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실감콘텐츠,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등 5대 서비스 분야를 역점적으로 육성할 것이다.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뿐 아니라 로봇, 드론, 지능형 폐쇄회로(CC)TV 등 연관 산업도 차근차근 육성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국민은 저력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는 초고속인터넷 투자와 벤처 육성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경험이 있다. 이번 위기도 4차 산업혁명의 문턱에서 찾아왔다. 5G 투자와 새로운 산업 육성으로 또 다른 도약이 가능하다.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경제의 활력을 가져올 5G, 글로벌 일등 국가를 향한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5g#5세대#스마트폰#4차 산업혁명#벤처 육성#글로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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