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격차 벌릴 기회” 전세기 띄우는 디스플레이 업체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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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떨어뜨릴 골든타임”… OLED 양산체계 구축 속도전
삼성-LG 기술인력 보내기 위해 베트남-中 공장에 전세기 파견

LG 올레드 TV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최고상 LG전자 모델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받은 LG 올레드 TV(모델명 GX)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는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비롯해 총 19개 상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LG전자 제공
LG 올레드 TV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최고상 LG전자 모델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받은 LG 올레드 TV(모델명 GX)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는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비롯해 총 19개 상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LG전자 제공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암초를 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비중을 낮추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후발주자와 기술 격차를 벌리는 골든타임을 올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상태에서 전세기를 띄워가며 생산체계 구축 속도전에 들어간 것도 이런 절박감이 반영돼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180여 명이 28일 아시아나항공 전세기를 통해 베트남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으로 출발한다.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 하반기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에 들어갈 OLED 모듈 생산 라인 작업을 수행할 인력이다. 앞서 13일 엔지니어와 협력사 임직원 총 170여 명을 파견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외국인과 자국 교포에 대해서도 입국금지를 한 상황이지만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삼성이 베트남 정부 등에 요청해 이뤄지게 됐다. 코로나19 음성 판정 확인서와 별도 숙소 이용 등을 조건으로 성사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주문 물량을 대려면 현지 공장 생산라인을 신규 규격에 맞춰 조정하는 작업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히 베트남 현지서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있는 플렉시블 OLED 모듈 생산라인을 올해 대규모로 증설해 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월 30만 대 수준 생산량을 올해 말까지 세 배 가까이로 늘리는 게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생산라인 구축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점유율 81.2%에 이르는 등 절대 강자다. 앞으로도 중국 BOE 등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LG디스플레이도 올해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올해 1분기(1∼3월)로 예상됐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양산체제 구축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26일경 전세기를 띄워 엔지니어 등 임직원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만 1조35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하루빨리 ‘탈LCD’ 전략을 본격화하고, 대형 OLED 패널 양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적기에 양산체제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LG이노텍 등 3사는 30일 베트남에도 아시아나 전세기를 띄워 250여 명의 엔지니어를 파견하기로 했다. 3사 모두 베트남 하이퐁 지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중소형 모듈 등을 생산하는 현지 공장에서 OLED 사업 비중을 늘리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디스플레이#oled#삼성전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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