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900개 교량 30년 넘어 ‘노후화’…안전 E등급 7개

국회입법조사처 '도로 유지관리 과제' 보고서
20년 이상 교량 46%…10년 후 고령화율 급증

100개 교량 중 15개 꼴로 30년 이상 노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라는 최악의 사고를 겪은 만큼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교량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 ‘도로 유지관리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실린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시설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전국 2만7117개 도로교량 중 30년 이상 된 교량이 3908개로 나타났다.

전국 도로교량 고령화율이 14.4%에 달하는 것이다. 고령화율은 준공된지 30년 이상 된 시설물 수의 비율을 뜻한다. 30년을 기준으로 고령화 여부를 판단하는 셈이다.

또한 40년 이상 된 교량도 1281개로 4.7%에 달했다.

도로교량 고령화율은 도로터널(3%), 도로옹벽(3%), 도로사면(7%)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다른 시설물에 비해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현재 20년 이상 된 교량이 45.7%에 달하고 있어 10년 후에는 노후화율이 급증하게 된다. 도로의 노후화는 유지보수 비용과 차량운행 비용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적기에 유지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994년 성수대교 붕괴라는 최악의 참사를 경험한 바 있다.

이후 1995년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란 특별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현행 사후 대응형 관리 방식에 한계가 있어 시설물의 경제적 가치와 효용을 고려한 관리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0년 이상 노후화된 교량 중에 안전등급이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인 ‘D등급’(미흡) 교량이 67개로 나타났다.

또한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하는 상태인 ‘E등급’(불량) 교량도 7개로 나타났다.

도로 시설물은 전반적으로 고령화율이 높고 도로 시설물의 경과연수가 오래될수록 낮은 안전등급의 비중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의 적극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 구세주 입법조사관은 “건설된 지 30년 이상인 도로교량이 현재 15% 수준으로 노후화가 심각하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10년 후에는 46%로 크게 증가하게 된다”며 “경과연수가 오래될수록 낮은 안전등급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노후화에 대비한 지속적인 도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도로 관리를 위한 안정적 유지보수 재원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기반시설에 대한 사용부담금 부과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며 별도의 특별회계를 설치하거나 현행 교통시설특별회계를 활용하는 방안,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