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전성시대 끝? 올 겨울은 ‘하이브리드 아우터’가 대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7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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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엔 ‘하이브리드 아우터’

최근 몇 년간 국내 아우터 시장의 대세는 롱패딩이었다. 2017년 한파와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가 겹치면서 시작된 열풍은 롱패딩을 누구나 한 벌쯤은 있는 ‘국민 아우터’로 등극시켰다. 하지만 올해 겨울을 맞아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아우터 시장을 휩쓸 아이템으로 롱패딩이 아닌 다양한 아우터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 아우터’를 꼽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 기온이 상대적으로 따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조건 따뜻하고 두꺼운 아우터를 찾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며 “개성을 나타내기 어려운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롱패딩보다, 다양한 장점을 합쳐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아우터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아웃도어업계는 적극적으로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파는 아이돌 피오와 손잡고 가을·겨울(FW) 시즌 10·20 세대를 공략할 컬래버레이션 아우터를 선보였다. 새롭게 출시한 ‘듀오 리버시블 부클 다운’은 패딩과 플리스의 기능 및 스타일을 합친 제품으로 ‘피오 패리스(패딩+플리스)’라고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한쪽 면은 보송보송한 부클 플리스로, 반대로 입으면 다운 우븐 겉감이 도드라져 기온에 따라 플리스나 숏다운으로 연출할 수 있다.

K2 또한 플리스 소재에 구스다운 충전재를 적용한 ‘비숑 플리스 재킷’을 출시했다. 곱슬거리는 털이 특징인 프랑스 견종 ‘비숑 프리제’에서 영감을 얻은 이 제품은 겉감에는 가볍고 포근한 양털 모양의 플리스 소재를, 안감에는 구스 충전재를 적용했다. 덕분에 바람에 취약한 플리스 소재의 단점을 보완하며 보온성은 더욱 높였다. 더불어 목 부분을 높게 디자인해 체온 손실을 방지하고 바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한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들도 하이브리드 아우터에 집중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이번 시즌 프리미엄 다운과 기능성 충전재의 비중을 최적화해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난 ‘2019 FW 하이브리드 다운 아우터’를 새롭게 선보였다. 세계적인 섬유회사 도레이와 흡습, 발열 기능이 뛰어난 특수 충전재를 공동 개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수 충전재는 몸에서 발생하는 땀을 열로 바꾸는 기능성 섬유 ‘레이온’을 30%, 열을 가두어 따뜻함을 유지시키는 ‘폴리에스테르’를 70% 결합해 따뜻하면서도 부피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EH한 팔, 어깨, 소매, 옆구리 등 움직임이 많은 부분에 적용해 활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반면, 목, 등, 가슴, 복부 등 온도 변화에 예민한 부분에는 프리미엄 다운이 사용돼 몸의 중심부를 따뜻하게 유지시켜준다. 다운 특유의 둔한 느낌을 최소화하여 깔끔한 실루엣을 강화했으며, 탈부착이 가능한 후드를 떼어내면 비즈니스 룩으로 연출이 가능하다.

한겨울에도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고기능성 아우터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기능성을 갖춘 다운점퍼와 스타일을 위한 코트가 접목된 새로운 영역의 겨울 아우터인 ‘페더코트’를 출시했다. 다운의 보온성과 코트의 단순한 스타일을 모두 갖춘 코트형 다운이다. 또한 패딩 퀼팅 라인을 없앤 디자인으로 일상에서도 트렌디하게 연출할 수 있다. 특히 기능성 발열 소재인 메가히트를 안감에 적용해 자체 체온으로 열을 순환시켜 보온성을 극대화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힐크릭은 추운 날씨에도 필드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스윙 동작에 최적화된 기능성 아우터 ‘스윙다운 시리즈’를 출시했다. 그 가운데서도 여성용 ‘스윙 다운재킷’은 저지 소재를 믹스한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 저지 소재를 적용해 활동성을 극대화했다.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절개 라인을 넣어 슬림해 보이며, 블랙과 화이트의 깔끔한 색상에 헨리 로고로 포인트를 더했다.

다양한 아우터의 장점을 합친 ‘기능적’ 하이브리드 상품들 외에도, 업종을 넘나드는 특별한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아우터 제품들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곰표 밀가루’를 생산 및 판매하는 대한제분이 온라인 쇼핑몰 4XR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선보인 ‘곰표 패딩’이 대표적이다. 올해 11월 선보인 곰표 패딩은 밀가루를 상징하는 흰색 바탕에 곰표 로고 디자인을 크게 넣은 게 특징이다. 대한제분은 지난해 9월부터 리브랜딩 전략의 일환으로 쿠션, 핸드크림 등 뷰티 제품부터 치약, 게임업체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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