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앞둔 위워크, 몸값 3분의1 토막 ‘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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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들 가치 거품 논란… 올초 투자자 모집때 470억달러 평가
수익성 논란 150억달러로 추락… 투자자들, 연내 IPO 보류 요구
우버-리프트도 상장직전 급락 “불투명한 가치 산정 문제 터져”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공유 사무실 기업 위워크의 기업 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 투자자 모집 당시에 비해 기업 가치를 절반 이하로 낮춰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른바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에 대한 불투명한 가치 산정 문제가 결국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외신과 IT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이 위워크 측에 연내 IPO 단행 계획을 보류해 달라고 요구했다. 급락한 기업 가치 때문이다. 위워크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올해 초 위워크가 자사 기업 가치를 470억 달러(약 56조1400억 원)로 산정하고 투자자를 모집할 때 20억 달러(약 2조3900억 원) 추가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150억 달러(약 17조9200억 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수익성 확보에 갈 길이 멀다는 비판에 위워크 내부적으로 원활한 상장을 위해 기업 가치를 조정 중이기 때문이다. 위워크의 지난해 매출은 18억2000만 달러(약 2조1740억 원)였는데 순손실은 이에 맞먹는 16억1000만 달러(약 1조9200억 원)에 달했다. 로이터는 “위워크가 대폭 낮아진 몸값으로 상장하면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막대한 평가손실을 입고, 2호 비전펀드의 자금 모집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화려한 주목을 받고 상장한 승차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도 상장 전과 비교해 몸값이 급락한 상태다. 우버는 올해 5월 상장 직전까지만 해도 1200억 달러(약 143조3400억 원)의 기업 가치가 매겨졌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약 500억 달러(약 59조7300억 원)대에 불과하다. 리프트도 상장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유니콘이 아니라 고깔모자를 쓴 조랑말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름만 유니콘’ 사례가 있다. ‘벤처연합’을 표방하는 옐로모바일은 2014년 실리콘밸리 VC 포메이션8로부터 1100억 원을 투자받으며 1조 원, 2016년 프리IPO 때는 4조7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지만, 과도한 순손실과 부채비율 등으로 위기 상태다.

IT업계에서는 유니콘 기업의 기업 가치를 두고 ‘거품 논란’이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상장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는 통상 투자 단계에서 지분 확정을 위해 이뤄진다. 기존의 성과보다는 잠재력을 더 높은 비중으로 보기 때문에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투자를 처음 유치할 때와 비교해 시장 상황이 변하더라도 기존 투자자가 기업 가치를 낮추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하방 경직성이 강해 거품이 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부 VC들 사이에선 투자금 회수 시 손해를 보지 않을 ‘옵션’ 조항을 넣으면 기업 가치를 부풀려 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처럼 통 큰 ‘베팅’을 하는 투자자들도 기업 가치 산정의 객관성을 흐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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