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 빈자리, 체코맥주가 채운다

  • 동아경제
  • 입력 2019년 9월 4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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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체코맥주 리토벨클래식, 리토벨모라반, 체르노바르다크
(왼쪽부터)체코맥주 리토벨클래식, 리토벨모라반, 체르노바르다크
최근 일본 경제보복 이후 시작된 불매운동의 여파로 맥주시장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10년간 수입 맥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온 일본 맥주가 3위로 전락한 것을 보면 불매운동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약 52억7500만 원)로 6월(790만4000달러)보다 45.1% 줄었다. 2009년 이후 줄곧 수입 맥주 1위를 지키던 일본 맥주는 7월에는 벨기에(456만3000달러), 미국(444만3000달러)에 이어 3위로 밀렸다. 8월 벨기에 맥주 수입액은 7월보다 49.5%, 미국 맥주는 95.7% 늘었다.

특히 수입 맥주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 퇴출 운동이 확산되면서 판매 순위에서도 일본 맥주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CU편의점 판매량으로 보면 지난 8월 1일~27일 전체 수입맥주 국가별 매출 중 일본이 차지한 비중은 2.8%로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일본이 28.9%로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일본 맥주 불매 운동의 대상은 비단 국내 수입맥주 1위였던 아사히의 대표 품목인 '아사히 맥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사히그룹홀딩스가 2년전 인수해 국내에서 판매중인 체코맥주 '필스너우르켈'과 '코젤'도 불매 운동 리스트에 올랐다.

이에 필스너우르켈(4.4%)의 대체재로 리토벨클래식(4.2%)과 리토벨모라반(4.7%)이, 코젤 다크(3.8%)의 대체재로 체르노바르 다크(4.5%)가 맥주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필스너우르켈과 리토벨클래식, 리토벨모라반은 효모를 가라앉혀 발효한 하면발효 맥주인 라거(Lager)라는 점이 같고, 코젤 다크와 체르노바르 다크는 달콤한 카라멜 맥아가 홉의 쌉쌀함을 부드럽게 하는 흑맥주 라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필스너우르켈의 양조장은 체코 서부에, 리토벨의 양조장은 체코 동부에 자리잡고 있는 점이 다르다. 리토벨 양조장은 체코 모라비아의 독립 투사들이 건설한 순수 체코 독립 양조장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리토벨 클래식’은 황금빛 맥주의 칼라와 하얗고 풍성한 거품이 시각을 자극하며, 향기로운 풍미와 홉의 쌉쌀한 맛의 밸런스가 어우러진 오리지날 정통 체코 맥주이다. 알코올도수는 4.2%로 마시기에 부담이 적고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한 잔을 마시면 또 한 잔 마시고 싶어지는 특징이 있다.

‘리토벨 모라반’은 모라비아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로 보다 강렬한 향과 여운을 느낄 수 있다. 맥주를 따랐을 때 생기는 두터운 거품이 눈을 즐겁게 한다.

체르노바르 다크는 보헤미아 랩소디의 본거지인 보헤미아 지방에서 생산하고 있는 정통식 체코맥주로서 최상급 원료로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맥주가 국내 맥주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국내외 다양한 맥주들이 기회를 얻고자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과연 어떤 맥주가 일본 맥주를 대체하여 반사이익을 얻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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