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악재 겹쳐 국내 증시 급락…“투자 심리 악화 원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9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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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악재로 29일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가 2% 가까이 하락하며 2,030선을 내줬고, 코스닥 지수는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통상 압력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78포인트(1.78%) 내린 2,029.4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4.0%(25.81포인트) 급락하며 618.78에 장을 마쳤다.

지난 주말보다 7.13포인트(0.35%) 내린 채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점점 하락폭을 키우며 2,030대가 무너졌다. 이는 종가 기준 5월 29일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동안 매수세를 보이며 증시를 지탱하던 외국인이 이날 순매도로 돌아서며 증시 낙폭이 커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2.23%, 3.51%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스닥이 62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수 하락 폭은 작년 10월 29일(―5.03%) 이후 가장 컸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등 코스닥 대형주들이 2~5%대 약세를 보이며 급락장을 연출했다.

이날 증시 급락세는 한국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와 달리 일본(―0.19%), 중국(―0.12%) 등의 증시는 소폭 하락세에 그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악재가 없는 가운데 한국만 유독 증시가 하락한 것은 국내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유난히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업 실적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조만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 와중에 미국마저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를 흔들며 통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전망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악재까지 겹쳤다”며 “외국인이 쏟아내는 매물을 받아줄 매수자가 부족해 하락폭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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