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 불나면 치명적 위험… ‘안전 매트리스’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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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취약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美 실물규모 화재시험 의무화
국내도 규정 있지만 강제 못해… ‘난연 매트리스’ 제품 관심 쏠려

한국시몬스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난연 매트리스’ 제품. 시몬스는 현재 모든 가정용 매트리스 제품을 이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시몬스 제공
한국시몬스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난연 매트리스’ 제품. 시몬스는 현재 모든 가정용 매트리스 제품을 이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시몬스 제공
안전한 매트리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難燃) 매트리스’가 주목받고 있다.

소방청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발생한 매년 4만3000여 건의 화재사건 가운데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침실(22%)이다. 그 뒤를 이어 거실(13.4%), 주방(7.2%) 순이다. 일반적으로 주방에서 가장 많이 화재 피해가 발생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침실인 것이다. 화재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침실이 가장 많아 연평균 70명에 달한다.

매트리스가 화염을 확산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내 가연물 가운데 매트리스는 겉감이 섬유로 쌓여 있고 내부에는 고분자 물질을 함유해 불이 붙기 쉽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유독가스도 많이 배출한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2007년부터 실물 규모의 화재시험을 의무화한 난연 규정을 도입했다.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매트리스는 미국 내에서 생산, 유통, 판매, 수입을 할 수 없도록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일명 ‘버너 시험법’으로 불리는 이 화재시험은 시판용 침대 매트리스 제품을 프로판 버너로 가열해 열방출률 등을 측정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국제표준화기구(ISO)도 미국의 난연 규정을 그대로 준용해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침대 매트리스의 가연성을 시험하기 위해 매트리스 위에 담뱃불을 붙여 발화 여부와 손상 범위를 관찰하는 ‘담뱃불 시험법’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화재위험성을 평가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2017년 국제표준에 기반을 둔 국내 표준시험방법이 제정됐지만 국내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침대 매트리스가 모두 이 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강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 침대 브랜드 가운데는 한국시몬스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국제표준규격과 국내표준시험방법을 모두 만족시키는 난연 매트리스를 개발해 모든 매트리스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시몬스 침대는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화재안전성을 가진 신소재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MSP)’을 개발해 매트리스에 적용했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최근 믿을 수 있는 제품에 기꺼이 비용을 투자하는 ‘안심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며 화재 예방이 가능한 난연 매트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난연 매트리스를 통한 생활화재 안전문화를 조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시몬스 침대가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일반인 1123명을 대상으로 국민인식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6%는 난연 매트리스를 구입하기 위해 ‘추가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난연 매트리스#시몬스#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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