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테이블에 실린 2400t 해저케이블 300m 이동 장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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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동해사업장 가보니 초고압-방수 등 최고기술 집약
伊-佛 이은 세계 3위 사업장 출발… 말레이서 28km 케이블 연결 앞둬
2021년엔 생산능력 2.5배 증가

17일 강원 동해항에서 LS전선 직원이 바지선에 선적된 해저케이블을 점검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17일 강원 동해항에서 LS전선 직원이 바지선에 선적된 해저케이블을 점검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전력망과 통신망을 생산하는 전선업계에서 해저케이블 분야는 ‘블루오션’이다. 땅과 바다, 바다와 바다 사이의 통신과 전력을 연결해 도서지역 개발과 해상플랜트 건설 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해저케이블 시장은 지난해 120억 달러(약 13조9200억 원) 규모에서 2027년 210억 달러(약 24조36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국내에서는 LS전선이 유일한 고압전력을 송전하는 해저케이블 제조사다. 유럽과 북남미, 아시아지역의 대형 해저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이탈리아의 프리스미안, 프랑스의 넥상스에 이어 글로벌 톱3 전선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LS전선 강원 동해사업장은 해저케이블 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17일 방문한 LS전선 동해사업장은 말레이시아 북서부 페를리스주와 랑카위섬을 잇는 해저케이블을 선적하느라 한창이었다. LS전선은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 전력청과 4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그동안 일본 업체들이 독점해 온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최대 수심 20m 구간, 총 28km를 전력 케이블로 연결하는 공사로 내년 9월 공사가 완료되면 랑카위섬의 전력 공급량은 2배 이상 늘어난다.

말레이시아로 가게 될 지름 26cm의 해저케이블은 일련의 생산과정을 거쳐 1만 t급 턴테이블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도체를 꼬고 절연해서 건조하고 부식을 막도록 조치해 완성된 해저케이블은 심해에서도 눈에 띄도록 검은색, 노란색의 줄무늬로 감싸여 있었다.

이렇게 생산된 해저케이블은 마치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이듯 ‘갱웨이’를 통해 동해항 바지선까지 이동한다. 이날도 약 2400t 무게의 해저케이블이 동해사업장 도로 위 육교를 지나 지하로, 지하에서 다시 지상으로 운반선까지 약 300m를 이동하는 장관이 연출됐다. 이곳은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으로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약 2900억 원이 투자돼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전문 공장이 됐다. LS전선은 2012년 국내 전력업계 사상 최대인 4억3500만 달러(약 5046억 원)의 공급계약을 통해 카타르로, 올해 초에는 170km 길이로 대만 윈린현 앞바다 해상풍력단지로 해저케이블을 수출했다. 2월엔 브라질 남부 휴양지 산타카타리나섬에 해저 및 지중케이블 약 100km를 수출하기도 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LS전선은 올해 약 400억 원을 투자해 동해공장 바로 옆에 제2공장 건설도 시작한다. 2021년 초 2공장이 완공되면 동해공장의 생산능력은 250% 이상 증가하게 된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해저케이블은 LS전선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 비전을 상징한다. 시장을 더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해=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ls전선#해저케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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