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몸담은 소니, 이제 졸업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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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신화’ 히라이 회장 퇴임… 적자 허덕이던 소니 회생 주도
디지털 이미징 새 먹거리 발굴

‘샐러리맨 신화’를 창출했던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58·사진) 소니 회장이 35년간 몸담았던 소니를 떠난다. 소니는 28일 ‘히라이 가즈오 회장이 퇴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6월 18일 개최되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정식 퇴임한다. 퇴임 후에는 회사 경영에 대해 조언하는 비상근 고문을 맡는다.

히라이 회장은 1984년 대학 졸업 후 소니뮤직의 전신인 CBS레코드에 입사해 마케팅을 담당했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I)의 미국지부(SCEA)에서 일한 뒤 2006년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을 거쳐 2012년 소니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다. 당시 그의 나이 52세. 소니 역사상 최연소 CEO였다. 하지만 가시밭길이었다. 하워드 스트링어 전임 CEO가 엄청난 영업 손실과 조직 갈등을 남기고 떠났고, 소니의 핵심 사업인 모바일, 디스플레이, 디지털카메라 이미징 센서 등의 수익이 미미하거나 적자 상태였다.

히라이 CEO는 미국 법인 건물 매각, 도쿄(東京)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고전하는 사업부는 과감히 정리했다. 한때 ‘전자왕국’ 소니를 상징하는 핵심 부서였던 브라비아TV 사업부의 인력을 대거 정리했다. 사내 반발이 있었지만 “영원한 사업은 없다”며 꾸준히 설득했다. 그 대신 미래 먹거리가 될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선택과 집중 덕분에 실적이 개선됐고, 2014 회계연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28일 직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요시다 겐이치로(吉田憲一郞) 대표 지휘 아래 모두 일치돼 소니가 더 나은 미래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소니가 한층 빛나는 회사로 정비됐다고 믿고 35년간 몸담았던 소니를 졸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소니#샐러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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