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9개월만에 작년 한해 순이익 벌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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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기 10조3848억 사상 최대
KB-신한 年 3조클럽 기대… 우리-하나 올해 2조원 넘을듯
NH농협 48% 늘어 1조771억
금리 올라 누적 이자이익 20조… 대출규제 등으로 전망은 밝지 않아

국내 5대 금융그룹 및 은행이 올해 1∼3분기(1∼9월)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 잔치’를 이어갔다. 미국발(發) 금리 상승기를 맞아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이 급증한 가계대출을 발판으로 20조 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올린 데다 보험, 카드사 등 비(非)은행 계열사의 실적도 좋아진 덕분이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나란히 연간 순이익 ‘3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고강도 대출 규제와 주식시장 급락 등으로 금융권의 영업 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9개월 만에 작년 한 해 장사 끝내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그룹 및 은행의 3분기 누적(1∼9월) 순이익은 10조3848억 원으로 집계됐다. 5개사가 지난 한 해 거둔 연간 순이익(10조6385억 원)에 가까운 실적을 9개월 만에 벌어들인 것이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으로 역대 최대인 2조8688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리딩뱅크’ 왕좌를 굳건히 했다. 9년 만인 지난해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한 데 이어 이번에 2위인 신한금융(2조6434억 원)과 격차를 더 벌렸다.

신한금융은 5대 금융사 중 유일하게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발생한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경상 기준으로 역시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으로 사상 최대인 1조9034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넘버3’ 자리를 지켰다.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1조8921억 원으로 2005년 지주사 설립 이래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 하나금융은 올해 순이익 ‘2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77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9% 급증해 작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 5개 은행 이자이익 20조 원 돌파

이 같은 어닝서프라이즈는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의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로 발생하는 ‘이자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20조5990억 원으로 20조 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이 4조512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4조1972억 원) 신한(4조1289억 원) 하나(3조9252억 원) 농협(3조8355억 원) 순이었다.

이런 실적 잔치에도 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9·13부동산대책, 대출 총량 관리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시행된 데다 지난달부터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며 빠른 속도로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면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증권수탁 및 신탁상품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3분기(7∼9월) 실적만 놓고 보면 직전 2분기(4∼6월)보다 줄어들었다. 신한금융의 3분기 영업이익(1조2034억 원)은 2분기보다 9.8% 줄었고 우리은행, 하나금융도 각각 22.4%, 9.1% 감소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진 실적이 좋지만 경기 둔화에 금융시장 불안 등이 겹쳐 앞으로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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