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 장착하고 부활한 ‘교육보험’… 납입보험료 135%까지 보증

  • 동아일보

교보생명

1970∼1980년대 부모님의 학비 걱정을 덜어줬던 ‘교육보험’이 새롭게 부활한다. 교육보험의 원조 회사인 교보생명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교육보험 상품을 선보인다.

자녀 학자금 마련용 교육보험

교보생명이 이달 내놓은 ‘미리보는(무)교보변액교육보험’은 장기적인 학자금 마련에 초점을 맞춘 신개념 교육보험 상품이다. 변액보험으로 고객이 낸 보험료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운용해 수익을 자녀 교육자금용 재원으로 쌓아주는 상품이다. 교보생명은 대학 학자금 등 목돈이 필요한 교육자금 준비를 돕기 위해 교육보험에 변액 기능을 결합시켰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중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펀드수익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필요한 만큼의 교육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펀드 수익이 많을 경우 학자금이 불어나는 구조지만 펀드 수익이 많지 않더라도 납입한 보험료의 최대 135%까지(0세 가입 시) 장래 교육자금을 확정 보증해주는 것이 이 상품의 특징이다. 나중에 받게 될 최저 교육자금을 가입 시점에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보험금을 대학교 학자금으로 받는 대신 자녀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거나 부모의 노후자금을 위한 연금보험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부모의 사망, 질병, 장해 등 유고 시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교육자금 목적에 따라 자녀 나이 19세부터 22세까지 매년 학자금을 받을 수 있는 ‘학자금설계형’과 대학 입학(19세)과 독립 시점(27세)에 적립금의 75%, 25%를 각각 받을 수 있는 ‘자유설계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자녀의 올바른 양육과 학습 습관을 지원하기 위한 ‘교보에듀케어서비스Ⅱ’와 자녀의 성장단계별 건강관리를 돕는 ‘교보주니어헬스케어서비스’가 제공된다. 가입연령은 주계약 및 특약에 따라 자녀 나이 0세부터 최대 10세까지다. 보험료는 월납 1계좌 기준 1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일시납은 1000만 원 이상이다.

교육보험 원조 교보생명

교육보험의 역사는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험에 교육을 처음으로 접목한 사람은 교보생명 창립자인 신용호 회장이다. 6·25전쟁 후 피폐해진 조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던 그는 ‘교육이 민족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교육보험을 창안해 1958년 8월 7일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설립했다.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을 창립이념으로 내세운 교보생명은 다른 생명보험사와 달리 ‘생명보험’이 아닌 ‘대한교육보험’을 사명으로 내걸었다. 창립과 동시에 내놓은 첫 상품은 교육보험의 효시 ‘진학보험’이었다. 이어 1960년에는 ‘교육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상급학교를 진학할 때 학자금과 부모가 사망할 경우 사망급여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교육보험은 가입자들 사이에서 ‘소를 팔지 않아도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면서 당시 높은 교육열을 타고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교보생명은 교육보험을 발판으로 1967년 창립 9년 만에 업계 정상에 오르며 성장해 갔다. 단체보험에 의존하던 보험업계는 교육보험을 통해 개인보험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접어들었다.

교보생명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교육보험은 80년대 중반까지 약 300만 명의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지급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 이렇게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된 인재들이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개발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데 적잖이 기여한 것으로 교보생명은 평가하고 있다.

한편 교육보험은 높은 교육열을 타고 1970∼19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국내 생명보험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교육보험이 전체 개인보험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다. 1980년대 정점을 찍은 교육보험은 1990년대 들어 의무교육이 확대되고 소득 증가로 교육비 부담이 줄면서 점차 인기를 잃어갔다. 종신보험, 어린이보험 등 다양한 보장성보험이 등장하고 시중금리가 점차 낮아지면서 교육보험의 메리트가 퇴색했던 것도 영향을 주었다.

이후 교육보험에 대한 수요가 줄자 1990년대 후반부터 보험사들이 판매 중단을 시작해 한화생명은 2003년, 삼성생명은 2015년 판매를 중단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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