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속 박삼구 회장 ‘핫밀’ ‘꽃다발’…직원들 “늘 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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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4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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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동아일보DB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동아일보DB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3)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태 이후 각종 논란에 직면했다. 이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직원들의 폭로가 이어진 ‘대한항공 사태’처럼 번지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일 중국에서 열리는 골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자사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단거리 노선이었지만 이 항공편은 따뜻한 기내식(Hot meal·핫밀)이 실린 상태로 지연 없이 정시 출발했다.

1일은 기내식 대란이 벌어진 첫날이다. 이날 전체 항공 80편 중 36편의 항공편이 기내식이 전혀 실리지 않은 ‘노밀(no meal)’ 상태였고, 51편은 기내식 공급을 기다리다 출발이 지연됐다.

이에 비난 여론이 일자 아시아나 측은 박 회장이 탑승한 항공편이 이른 시간에 출발했고, 그 시간대에 출발한 항공기들은 모두 기내식을 실은 채로 출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 회장이 탑승했기 때문에 기내식을 모두 실은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3일 JTBC는 현직 아시아나 승무원을 인용, 박 회장이 귀국하자 승무원들이 꽃을 들고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측은 “지난 2월 이후 승무원을 꽃 전달에 동원한 일은 없다”며 “귀국길에 우연히 승무원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의 이기준 객실승무원 노조위원장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어이는 없지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보니까 직원들 입장에서는 그다지 놀랄 만한, 큰 공분을 일으킬 만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룹 총수에 대한 중간 관리자들, 임원들, 이런 분들이 너무나 많이 그룹 총수를 사랑하셔서 그런 일들이 여러 차례 있어 왔고 부끄럽고 그랬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늘 해 왔던 일이니 이번에도 또 그랬구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박 회장의 장녀 세진 씨(40)는 지난 1일 단행한 임원인사를 통해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담당 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박 상무는 이번에 상무로 선임되기 전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 경영 경험이 없는 전업주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측은 “승진은 여러 측면을 고려한 것이고,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기내식 대란으로 불거진 불공정 계약 논란도 여전히 비난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은 기내식 공급 업체가 바뀌면서 촉발됐다. 특히 아시아나가 기내식 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공급해온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2016년부터 아시아나가 재계약을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가 발행한 16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SG 측이 이를 거절하자 기내식 공급 계약이 연장되지 않았다는 것. LSG는 이를 ‘갑질’로 보고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3월 LSG 대신 기내식 공급 업체로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선정했다. 이 회사의 모회사인 HNA그룹(하이난항공그룹)은 당시 해당 BW를 1600억 원에 사들인 바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 측은 “그룹 간 경영 판단에 따른 투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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