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철강㈜은 1989년 설립 후 한 세대를 거치기도 전에 매출 3000여억 원, 직원 200여 명 규모로 성장한 국내 철근 유통 시장 강자다.
그동안 이 분야 유통은 소규모 업체 중심으로 주먹구구식 사업인 경우가 많았다.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국적 유통·생산망을 갖춘 국내 최대 철근 유통사인 금문철강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시장의 효율성은 더 커졌고 클라이언트의 만족도도 그만큼 더 높아졌다. 최근 금문철강은 철근 가공 및 선조립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신뢰의 경영인, 철강재 유통 강자로
1980년대 말 사업을 시작했으나 법인 설립은 1992년이었다. 문성호 회장은 1994년부터 회사의 방향타를 쥐고 본격적인 경영을 시작했다. 외환위기 당시 부도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끈기 있게 버텨내며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워냈다.
그에게 어려움을 버텨내고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경영철학을 묻자 ‘신뢰’라는 단어를 힘줘 말했다. 어떤 일이든 신뢰가 최우선이며 국내 최대 제강사, 대기업들과 꾸준히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도 신뢰가 밑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에서 납품권을 따내면서 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다. 당시 그가 사람들에게 감명을 준 비결은 신뢰와 열정이었다. 밑에서부터 윗선까지 일일이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한 발씩 전진해나갔다.
그는 “유통을 장사꾼의 마인드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대로 기업가로서 사업을 펼쳐보고 싶었다”며 시장에 도전한 배경을 설명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젊은이들이 입사해 정말 혼신의 힘을 바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포부였다. 그리고 그의 포부는 오늘날 정확히 실현됐다.
현재 철근유통 부문에서 주요 제강사의 대리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인천과 부산, 진천, 창녕 등 주요 거점에 대형 물류센터를 확보함으로써 유통에서 차지한 우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지만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문 회장은 고심했다. 그리고 그 답은 철근 가공 및 선조립이었다. 유통과의 시너지가 가장 큰 사업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변의 만류 뿌리친 승부수 통했다
철근가공형상문 회장이 2003년도 경기 평택에 가공 공장을 지을 때만 해도 주변의 생각은 달랐다. 그 당시 가공은 철근산업에 있어서 보조수단일 뿐이라며 문 회장을 말리려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문 회장은 향후 가공 사업이 철근유통의 미래의 성장동력임을 확신했다.
한번 확신을 가진 그의 추진력은 무섭게 발휘됐다. 2015년도에 진천 1공장, 이듬해 창녕 공장, 작년 인천 공장을 준공하고 올해 평택 포승공단 공장을 매각한 후 약 2350평 규모의 진천 2공장을 준공하는 등 전국적 가공 라인을 확충했다.
오히려 유통시장에서 덤핑 등의 위기 때문에 업황이 출렁이는 상황 속에서도 가공 수요만큼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철근 전문기업으로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밑바탕이 되고 있다. 그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만 말하지 않는다. 자만에 빠지는 것을 철저하게 경계한다.
그래서 전문경영인을 두고 시스템경영을 도입하는 등 조금 더 체계적인 운영 기틀을 마련했다. 문 회장은 “금문철강이라는 기업이 영속성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직원들의 복지 역시 중요하게 생각해 회사 전체 주식의 10%를 출연해 사내 근로복지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문 회장은 “어엿한 중견기업이 된 금문철강의 사원들이 각자 주인의식을 가지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성호 회장 인터뷰, “사회적 책임 실현하는 경영인으로 기억되고 싶어”
금문철강㈜ 문성호 회장은 중견기업 오너로서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활발하게 사회적 공헌에 나섰다. 그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인 데다 지난해 모교인 부산대에 2억 원, 부경고에 1억 원을 기부하는 등 활발한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회사의 실적만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관계된 이들 모두가 함께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경영철학의 연장선이다. 문 회장은 신규 먹거리 발굴을 위한 사업전략을 꾸준히 구상하며 금문철강을 직원이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사업가가 아닌 기업가 정신을 지닌 경영자가 되고 싶다”며 사회공헌과 정도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 영향 파악과 충분한 사회적 합의 거쳐야
한편 그는 업계 현황과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점은 선조립이 외면 받는 현실이다. 문 회장은 일본, 싱가포르, 유럽 등 건설 선진국에서 선조립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격하며 2015년부터 선조립을 추구해왔다. 그는 “선조립은 현장조립보다 공사비,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공사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으며 품질과 안전관리에도 용이하다”며 “현장 용접 시 기계적 성질이 변한다는 이유로 선조립 공법을 승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선입견이며 건설 선진국인 일본, 싱가포르, 유럽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적용되어온 공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축 구조물에 지장을 주는지의 여부도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여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최저임금 인상안의 경우 산입범위 확대와 업종별 지역별 구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많은 기업이 인력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숙식비를 별도로 부담하고 있는데 이는 내·외국인 간 ‘인건비 역전 현상’을 발생시킨다”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별도의 최저임금 가이드라인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내·외국인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 개정안에 대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개선 등 유연근무제 요건 완화가 시급하다며 최소 6개월에서 최장 1년 단위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 및 주택경기 위축으로 주택 건설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 등 철강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문 회장은 “철강제조업계는 수요에 맞는 공급 조절이 필요하고 정부는 주택건설 공급확대 정책을 펼 때”라며 정부 차원의 한국 철강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과 함께 업계 실정에 맞는 정부지원시책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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