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걷기보상 앱’ 4가지 체험… 가상통화도 얻을 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일 03시 00분


걸으면 돈 됩니다

건강을 위해 허리춤에 찼던 만보기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 대신 가속도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걸음 수만 재지 않는다. 칼로리 소모량을 계산해 주거나 걸음 수만큼 온라인 캐시를 주는 등 운동 의욕을 부르는 재미있는 요소를 제공해 눈길을 끈다.

특히 ‘돈버는 만보기’로도 불리는 ‘걷기보상 앱’들은 2, 3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걷기만 하면 건강은 물론이고 보상(쿠폰)과 보람(기부)까지 챙길 수 있는 ‘일석삼조’ 기능들이 입소문을 탔다. 요즘 들어 아침에 축구 연습을 하고 있는 기자가 지난 2주 동안 4종의 앱을 체험하며 느낀 장단점을 소개한다.

○ 걸음 수 늘릴 때마다 온라인 캐시, 기부 늘어나

먼저 인터넷과 앱스토어를 뒤져 관련 앱부터 찾았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운동할 때 만보기 노릇을 할 스마트워치도 하나 주문했다.

스마트폰에 깐 앱 중 하나인 ‘캐시워크’는 이름부터 ‘걸음=돈’이라는 콘셉트가 직관적으로 드러나 있다. 앱 설치 후 본인 인증만 하면 바로 한 걸음 걸을 때마다 ‘1원’의 온라인 캐시가 쌓였다. 적립된 캐시로 카페, 화장품, 편의점 등의 상품 쿠폰과 바꿀 수 있었다. 꾸준히 걸어서 캐시를 쌓아도 되지만 얼마의 캐시를 걸고 복권 긁듯이 더 큰 상품 당첨을 노리는 ‘뽑기’ 찬스도 있다.

다른 회원들의 실시간 당첨 현황이 올라오는 것도 흥미로웠다. 운동 욕구를 계속 자극했다. 이어지는 ‘입질’을 참기가 쉽지 않았다. 기자는 결국 한 번에 80∼90캐시의 참가비를 내고 피자와 패밀리레스토랑 식사권, 영화예매권 등에 응모했지만 모두 ‘꽝’이었다. 2주 동안 약 11만 보를 걸으며 1100캐시를 얻었지만 결국 남은 건 750캐시. 더 날려버리기 전에 편의점 비타민 음료 쿠폰과 바꿨다. 응모에서 ‘꽝’이 나온 것은 아쉬웠지만 그 덕분에 운동량을 늘렸으니 고마울 뿐이다.

또 다른 앱인 ‘빅워크’는 걷기에 기부를 연결시켰다. 회원의 발걸음을 모아 일정 걸음 수 이상이 되면 실제 기부로 연결되는 사회참여형 ‘모음통’이 특징. 100m를 걸을 때마다 1원씩 적립된다. 기자는 영양 부족상태인 싱가포르 소외계층에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봉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참여 기록을 보니 2주 동안 115.47km를 걸어 1154원이 기부됐다. 내가 열심히 걷고 뛴 만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기분에 운동을 더 열심히 하는 효과가 있었다. 단, 구글 맵에 내가 이동한 경로와 총 이동거리(실제 걸은 거리는 별도 측정) 등 개인정보가 표시되는 것은 ‘옥에 티’였다.

‘워크온’은 매주 평균 걸음 기록 및 가입된 회원들 사이에 걷기 순위를 비교해 보여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앱을 만든 스왈라비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에 선정돼 독립한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워크온도 빅워크와 마찬가지로 기부캠페인에 참여한 회원들의 걸음 수가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할 때 실제 기부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친구 회원들을 등록해 놓으면 하루에 다른 친구들이 나보다 얼마나 걸었는지 원 모양의 트랙에 표시되는 등 장치를 통해 경쟁심을 유발했다. 위치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근처 걷기 좋은 코스와 그에 맞는 미션이 추가로 제공된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후원하는 콘텐츠 부족이 아쉬웠다. 홀몸어르신 돌봄활동 프로젝트 등 기존 기부 프로그램은 모두 종료됐고 프로젝트 기간도 한 달에 한두 번꼴로 잡혀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상품 보상이 따르는 스폰서 챌린지도 ‘준비 중입니다’라는 안내만 나와 있었다.

‘더챌린지’는 걷기보상 앱 최초로 가상통화 에어드롭(무상 지급)을 진행 중이었다. 앱 제작사이자 헬스케어 빅데이터 스타트업인 직토가 ‘인슈어리움’ 가상통화 공개(ICO)를 추진하며 벌인 프로젝트였다.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1만 보 이상 걷기를 실천한 이용자들은 최대 10인슈어리움을 받을 수 있다. 직토워크라는 전용 스마트밴드 외에도 핏빗, 가민, 애플워치 등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연동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스마트워치 연동 제한은 아쉬워

기자는 걷기 보상앱을 체험하는 기간에 꾸준히 축구 연습을 했다. 다리도 아프고 힘들었지만 걷기 앱을 사용하는 동안 의식적으로 걸음 수를 늘리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자가용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축구 연습할 때 달리기를 많이 하는 만큼 걸음 수를 늘릴 수는 없을까. 기자는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고 그라운드를 전력 질주했다. 계속된 연습으로 몸이 가벼워진 탓인지 1시간 조금 넘게 뛰었는데도 시계 화면 기록은 1만 보가 넘어 있었다. 이대로라면 하루에 3일 치 적립, 아니 운동도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훈련을 마치고 벤치에 둔 스마트폰을 확인해 보니 어찌된 영문인지 운동 시작 전 걸음 수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운동장에서 스마트워치를 차고 뛴 활동이 앱에 반영되지 않은 것. 걷기 보상 앱들이 스마트워치와 제대로 연동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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