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아닌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기업들의 소액해외송금 서비스 출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도 소액해외송금을 위한 오픈 플랫폼(공용 운영체제)을 조만간 구축할 계획을 내비쳤다. 은행이 사실상 독점하던 소액해외송금 시장이 경쟁 체제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회사 핑거가 개발한 소액해외송금 서비스 ‘렐레 트랜스퍼’가 최근 공식 영업을 시작했다. 핑거 측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송금한 거래가 핀테크 업체를 통한 1호 소액 해외송금으로 금융당국에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소액해외송금은 건당 3000달러(약 334만 원) 이하, 1개 업체를 통한 연간 누적 송금액 2만 달러 이하를 가리킨다. 핑거는 7월 18일 정부가 비금융회사의 소액해외송금업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외국환거래법을 개정한 이후 9월에 관련 면허를 취득한 회사다.
동남아 해외 송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핑거 측은 “해외 송금 수요가 많은 베트남으로 소액 송금 서비스를 먼저 제공했다. 향후 대상 국가를 점차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핀테크를 활용한 소액해외송금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낮은 수수료다. 한국에서 베트남에 300만 원을 송금할 때 한국의 은행에서 1만 5000원 안팎에 이르는 수수료를 내고 현지에서 찾을 때에도 수취 수수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핀테크를 활용하면 취급수수료 8000원 외에는 다른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현지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만 내면 된다.
핑거는 외국으로 미리 큰돈을 보낸 뒤 나중에 개별 송금하는 ‘프리 펀딩’ 송금 방식을 쓴다. 한국에서 금융기관 계좌 실명 확인을 거쳐 인출을 요청하면 현지 제휴 금융기관이 미리 받아놨던 돈을 바로 수취인에게 보내는 방법이다.
정부와 금융권은 핀테크를 활용한 해외소액송금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결제원과 전국은행연합회 등은 핀테크 업체가 취약한 실명 확인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초 오픈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활용하면 핀테크 업체가 개별 금융회사와 협약을 맺을 필요 없이 실명 확인을 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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