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최대 실적 발표한 날 권오현 자진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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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
“비상한 각오로 경영쇄신할 때”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해 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13일 오전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부품 사업 호황에 힘입어 3분기(7∼9월)에도 2분기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직후 발표됐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부품부문(DS)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권 부회장의 용퇴 소식은 삼성전자 이사진을 비롯한 최고 수뇌부에도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사내망에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지난해 국정 농단 사태 여파로 인사가 미뤄져 온 가운데 세대교체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결단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최고참 최고경영자(CEO)였던 권 부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2년째 이뤄지지 못해 온 삼성전자 인사도 이르면 다음 달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구상이 반영된 본격적인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는 매출 62조 원, 영업이익 14조5000억 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공시했다.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전 분기 기록(14조700억 원)을 갈아 치웠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권오현#자진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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