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추석 연휴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10일 이후 대우건설 매각 공고를 내기로 방침을 정했다. 당초 지난달 말 공고를 내기로 했지만 최근 잇따른 대우건설의 수주 실적을 매각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일정을 늦춘 것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국내외에서 대규모 공사를 따냈다. 8월 오만에서는 대규모 정유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오만 수도인 무스카트에서 500km 떨어진 두끔 경제특구에서 하루 생산량 23만 배럴의 정유 플랜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스페인 건설사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함께 공사를 진행하며 총 공사비 27억5000만 달러 중 대우건설의 지분은 35%인 9억6250만 달러(약 1조1070억 원)에 달한다.
국내 수주 실적도 준수한 편이다. 지난달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5차’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공사비는 2098억 원.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주 실적을 사업계획서에 반영해 투자자들에게 홍보하고 매각금액을 다시 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11월 중 예비입찰을 통해 입찰 적격 대상 업체들을 선정한 뒤 12월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입찰 적격 대상 업체로 선정되면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에 참여하고 본입찰에서 인수 희망 가격을 써내게 된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지분 금액은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으로 약 1조5208억 원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외국 자본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회사들이다. 사우디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혀온 나라다. 업계에서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나 국부펀드가 입찰하는 방식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국영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나스도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영이나 호반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도 입찰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 건설사가 기존 주택 부문과 주력 사업이 겹치는 대우건설을 인수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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