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때 의결권 취득 포기”… 日측 언론플레이? 협상 막판 진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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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 우려 ‘파트너 교체’ 주장도… SK “진행중인 협상에 할말 없다”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의 일본 도시바(東芝) 반도체 인수 협상이 막판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일본 지지통신은 “SK하이닉스가 그간 요구해온 의결권 취득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놓이자 SK하이닉스가 단순 융자 형식으로라도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진행 중인 협상에 관한 것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반도체업계는 지지통신의 보도가 사실인지 여부를 두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이달 12일에도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분 인수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 협상은 당초 융자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SK하이닉스가 인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일부라도 의결권을 요구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하는 여론이 높아졌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도시바가 오랜 사업파트너였던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나 대만의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과도 협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공개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기업 인수전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 여러 상대와 협상하는 것은 흔한 일인 데다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는 다른 회사도 SK하이닉스와 다를 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WD는 도시바와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지만, 인수 여력이 크지 않아 인수하더라도 향후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보다 못한 조건으로 인수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자국 주요 기업의 의결권을 외국에 넘기고 싶지 않은 일본 정부의 의도가 변수”라며 “매우 유동적인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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