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글로벌 기업도 제치고… 국내 첫 필리핀 구조물 발파해체공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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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카코

4월 20일 필리핀 마닐라와 바탕가스 지역을 잇는 칼라바르존 고속도로의 사방교 철골교량을 순수 국내 기술로 발파해체했다. 코리아카코 제공
4월 20일 필리핀 마닐라와 바탕가스 지역을 잇는 칼라바르존 고속도로의 사방교 철골
교량을 순수 국내 기술로 발파해체했다. 코리아카코 제공

올해 4월 20일 낮 12시(현지 시간), 국내 발파 기술로 해외지역 발파해체사업에 처음으로 성공하는 벅찬 순간이었다. 이날 필리핀 마닐라와 바탕가스 지역을 잇는 칼라바르존 고속도로의 사방교 철골교량을 순수 국내 기술로 발파해체했다. 이 사업은 필리핀에서 최초로 실시된 구조물 발파해체공사였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필리핀은 한국 기업의 손을 잡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온 국내업체의 저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사에 새로운 역사를 쓴 주인공이 바로 국내 구조물 발파해체 전문회사 코리아카코였다. 이로써 회사의 기술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1997년 국내 최초의 구조물발파해체 전문회사로 시작한 코리아카코는 수많은 발파 실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사업은 쉽지만은 않았다. 필리핀 당국은 교량에서 하자가 발생한 일부 철골트러스만 발파해주길 원했다. 다리의 나머지 구간은 건드리지 않는 조건이었으므로 단순 발파 이상의 고급 기술이 요구됐다. 코리아카코 석철기 대표는 “특수폭약과 설비를 사용해야 했지만 현지에선 이를 구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큰 난관이었지만 코리아카코는 성형폭약과 특수폭약을 현장에서 제작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교각의 높이는 지상에서 45m에 달해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보기 좋게 이와 같은 추측을 뒤집었다. 국내의 열악한 현실 때문에 발파사업 성장에 한계를 겪으면서도 기술력 성장 하나만큼은 놓지 않았던 석 대표의 집념이 빛난 순간이었다.

코리아카코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구조물 발파해체공사를 다루면서 그 구성원들 또한 대부분 관련 화약 및 건설기술자들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구조물 발파해체라는 한정된 영역으로는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회사 운영의 필요에 따라 일반해체, 리모델링 해체, 암발파, 무진동 암파쇄, 석면해체공사, 시설물 유지관리업 등의 주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시켰다. 현재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해체 대상물은 대규모의 고층구조물이 다수가 될 것으로 보여 발파해체사업 기회 또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석 대표는 국내 해체 분야의 전문가로서 현재 구조물 해체공사 시 주로 적용하고 있는 공법인 압쇄해체공법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해체공사 장비사용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든 해체공사에 공법에 따른 구조적인 안전성과 장비하중 검토를 실시하고, 사전에 시뮬레이션이나 도면화된 시공계획서를 작성해서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쳐 실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규정을 만들고 현장에서 철저하게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실한 감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중소기업#중견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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