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풍년, 20년만에… 어획량 작년의 5배 가까이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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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당 6000원대… 1만원 넘던 ‘金갈치’ 옛말


한 마리에 1만 원이 넘으면서 ‘금(金)갈치’로 불리던 국산 갈치 가격이 최근 들어 뚝 떨어졌다. 올해 20년 만의 대풍어(大豊漁)로 공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이마트는 13일부터 생제주은갈치 대(大) 사이즈 1마리를 6200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이맘때 갈치 1마리가 1만8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2% 정도 싸다. 롯데마트는 중(中) 사이즈 3마리를 묶어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마트를 찾은 주부 홍감순 씨(60)는 “요새 수산물이 다들 비싸서 엄두도 못 낼 정도인데 갈치는 그나마 손이 간다”고 말했다.


갈치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갈치 풍년’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4개 수협의 6월 갈치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난해 6월 갈치 어획량은 621t, 위판액 95억 원에 그쳤지만 올해 6월에는 2951t, 439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1∼6월)에 잡힌 갈치는 5906t으로 지난해 상반기(3288t) 대비 80% 늘었다. 어민들 사이에서는 ‘20년 만의 풍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갈치의 주 조업 시기는 7∼9월. 올해는 제주도에서 4∼5시간 떨어진 연근해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고 갈치 먹이자원도 풍부해지면서 갈치 어장이 많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갈치 가격 하락세는 다음 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어족자원 고갈로 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와중에 갈치 가격은 하락세다. 잡은 뒤 배에서 바로 냉동창고로 보내지는 선동(船凍) 갈치 물량이 8월에 대거 풀리면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풍 현상에 제주도는 최근 해양수산부에 갈치 수매자금 390억 원 긴급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갈치와 반대로 오징어는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금(金)징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오징어 생산량은 평년의 70% 수준에 그치고, 가격은 8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갈치#풍년#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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