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여개 단지 청약연기 ‘날벼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아파트 신규 분양보증 중단 파문
건설사들 “일방통보 갑질” 반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국 아파트 신규 분양보증 발급을 모두 중단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정부 정책 발표를 앞두고 예상되는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 신청을 막는다는 취지지만 많게는 전국 40여 곳의 사업장이 분양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면서 관련 업체들의 반발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UG는 이달 중 분양을 앞두고 있는 일부 건설사에 ‘당분간 신규 분양보증 발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분양보증은 시행사가 파산할 경우 청약자들이 낸 분양대금을 HUG가 대신 보상해주는 것이다. 분양보증이 없으면 지방자치단체의 분양 승인을 받을 수 없어 신규 분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 주부터 본보기집을 열고 청약을 받으려던 전국 10여 개 단지가 분양 일정을 미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서울에서만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고덕주공5단지 재건축)와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등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인 단지 6곳이 일정을 다음 달로 미뤘다. HUG는 보증 발급 중단 기간이 6월 말까지 길어지면 분양 일정을 미뤄야 하는 단지가 4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김성오 HUG 도시정비심사팀장은 “정부 규제에서 벗어난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리거나 청약제도 변화로 인한 수요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당분간 신규 분양보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정 농단 사태와 대선 등 굵직한 이슈가 이어지면서 대다수 건설사가 6월 이후로 분양 일정을 미뤄둔 상태에서 이마저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제 좀 숨통이 트이나 했는데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분양을 막겠다고 통보하니 이게 ‘갑질’이 아니고 뭐냐”라고 되물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갑자기 보증을 중단하는 바람에 본보기집을 다 지어 놓고 비용만 날리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HUG는 지난해 11·3대책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대략 2, 3주 뒤면 분양보증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분양보증이 재개되는 7월 중순이면 장마철과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돼 새 아파트 분양에는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hug#청약연기#아파트#분양보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