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의약품 등 유망소비재, 中企수출 비중 59%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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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3배 이상… 수출 이끌어

2013년 창립한 ‘엔젤아로마스토리’는 손과 발을 위한 팩을 만들어 수출한다. 중국 대만 태국 등이 주요 수출국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한국산 마스크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2014년 3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엔젤아로마스토리는 2015년 말 중국 유통기업과 1000만 달러(약 112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했다. 몽골 태국 대만 등에는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산 미용용품에 관심이 많은 국가를 공략한 신생 화장품 업체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

엔젤아로마스토리가 만드는 손발팩처럼 화장품은 한국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꼽힌다. 국내 업체들의 제조 기술이 상향 평준화된 게 기반이 됐다. 또한 한국 드라마 등을 통해 한류 문화가 퍼져 있는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 국가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이런 장점을 감안해 정부는 지난해 화장품을 비롯한 5개 상품군을 유망 소비재로 지정한 바 있다. 화장품 이외에도 의약품, 농수산식품, 생활·유아용품, 패션의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5대 유망 소비재의 수출액 증가율이 전체 수출 증가율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망 소비재 분야는 특히 중소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2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중소기업의 유망 소비재 수출 동향과 신생 기업의 수출활동’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유망 소비재 수출액은 235억 달러(약 26조3200억 원)로 2011년 수출액 156억 달러(약 17조4700억 원)의 1.5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5552억 달러(약 621조8200억 원)에서 4954억 달러(약 554조8500억 원)로 줄어들었다. 수출이 전체적으로 불황이었지만 유망 소비재는 빠르게 성장했다는 의미다. 총 수출액에서 유망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8%에서 2016년 4.8%로 증가했다.

유망 소비재 중에서도 특히 화장품과 의약품이 성장을 이끌었다. 화장품의 수출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39.3% 증가했다. 의약품은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16.6%의 수출액 증가율을 나타냈다. 질병 치료와 진단 등에 사용되는 각종 약품과 관련 용품을 가리키는 의약품은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국내 제품들이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의료용 레이저 기기를 만드는 메디파크는 2003년 설립된 후 지난해 처음으로 이란 이라크 등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수출 성공에는 해외 유통망을 뚫는 데 KOTRA의 도움을 받은 것이 주효했다.

화장품 의약품 등 유망 소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들은 현지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에 정부나 공공기관의 도움을 받는다면 성장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유망 소비재의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59%(대기업 16%)였다.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20%)의 3배에 이른다. 중견기업의 수출 비중도 유망 소비재 분야가 25%로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18%)보다 높다.

유망 소비재를 수출하는 신생 기업들이 중단 없이 수출을 이어가는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낮은 점은 유념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유망 소비재 수출 시장에 뛰어드는 중소기업들이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김건우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정부가 단순히 품목 중심의 지원을 하기보다는 신생 중소기업의 역량을 감안한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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