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싸움게임 쉽게 뜯어고쳤더니 대박… 크로스파이어2 곧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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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CEO]스마일게이트엔터 장인아 대표

장인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대표이사는 “앞으로 게임의 소셜 기능은 점점 더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인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대표이사는 “앞으로 게임의 소셜 기능은 점점 더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穿越火線(천월화선).’ 붓글씨로 네 자가 적힌 액자가 벽에 걸려 있다. 장인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대표이사(41)의 사무실이다. 천월화선은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1인칭 총싸움(FPS)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서비스 이름이다. 2007년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 북미 등 세계 80여 개국에서 출시된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동시 접속자 800만 명을 기록한 스마일게이트의 간판 게임이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모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6619억 원, 영업이익 3748억 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에서는 넥슨에 이어 국내 2위다. 장 대표는 국내에서 실패의 길을 걷고 있던 크로스파이어를 중국으로 들고 가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이다. 지난달 27일 경기 성남시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장 대표를 만나 크로스파이어를 성공시킨 전략과 사업 계획을 들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게임업계에 발을 담근 장 대표는 “권혁빈 회장(43)의 확신 하나만 보고 스마일게이트로 전직했다”며 웃었다. 권 회장은 장 대표에게 당시 “스마일게이트에 기획자로 입사하라”고 제안했다.

“‘이 회사에 왜 와야 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이미 머리에 있었다. 그 이야기를 몇 시간에 걸쳐 했다. 크로스파이어가 안 되더라도 이 사람과 일하면 남는 게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일게이트에 입사한 장 대표는 크로스파이어를 대대적으로 뒤엎는 과정에 돌입한다. FPS 게임은 플레이할 때 기술이 필요한 어려운 장르이기 때문에 소수 유저들의 전유물이었다. 장 대표는 “중국에서의 유저 저변을 넓히기 위해 ‘누구나 아무렇게나 쏴도 맞힐 수 있는 총싸움 게임’으로 노선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략이 적중해 2008년 7월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뒤 크로스파이어는 지금까지도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매출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입원이다.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1인칭 총싸움(FPS) 게임 ‘크로스파이어’.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1인칭 총싸움(FPS) 게임 ‘크로스파이어’.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장 대표는 “게임에서는 물론이고 영화, 드라마로까지 크로스파이어의 지식재산권(IP) 활용 영역을 더욱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는 할리우드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작한 ‘오리지널 필름’에 크로스파이어 IP를 빌려주고 영화를 제작하는 계약을 맺었다. 국내 게임사가 개발한 게임의 IP로 할리우드에서 영화가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크로스파이어2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크로스파이어2는 단순히 그래픽만 손본 ‘리마스터’ 버전이 절대 아니다. 발전된 게임 엔진과 기술력을 새로 적용해 확실히 달라진 게임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르면 내년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짐에 따라 스마일게이트도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모바일 FPS 게임 ‘탄: 끝없는 전장’을 출시했다.

장 대표는 앞으로 게임에서 상호작용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에 게임 서비스 플랫폼들이 단순히 게임을 올려놓고 유저들이 개별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자신의 게임 플레이 기록 및 여러 정보들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소셜 기능이 강화된 플랫폼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자회사 ‘스마일게이트스토브’가 서비스하는 플랫폼 ‘스토브’는 이러한 ‘소셜’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스마일게이트엔터#장인아#크로스파이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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