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기업가정신에 맞춘 대학교육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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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KAIST 공과대학장
김종환 KAIST 공과대학장
교육현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관심이 뜨겁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지능정보기술인데, 사물인터넷(IoT)과 기계학습, 클라우드 컴퓨터 기술을 통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가공, 저장, 검색, 전송하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그뿐만 아니라 이 기술을 기반으로 컴퓨터 및 로봇은 인간의 지능을 학습해 스스로 추론하고 생각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4차 산업혁명은 지능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가 통합된 새로운 확장세계를 열고 있다. 우리 인류는 생물학적인 종 외에 인류가 만든 인공 종인 디지털 유전자(DNA)의 가상생명체 및 로봇과 함께 공존해 나갈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열고 있다. 따라서 확장세계에서 전인미답의 디지털 세상을 선도하고 먹거리 산업을 창출할 우리 학생들에게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일자리 관점에서 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단순 지식노동뿐만 아니라 고급 지식노동도 지능정보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자리 산업도 창출될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혁신적인 연구역량이 갖춰져야만 가능하다.

종래의 추격형 연구에서는 선진 기업 또는 세계 유명 대학이 연구방향을 제시했다면 4차 산업혁명 출발기인 지금은 그 길이 아무에게도 주어지지 않았기에 스스로 그 길을 찾아 나가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선도적 연구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선도형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혁신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대학 역시 기존의 연구중심 대학에서 기업가정신 대학으로의 변환이 이뤄져야 한다. 연구가 연구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결과가 바로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되는 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정신 핵심역량 중심으로의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결국 새로운 시대에서 요구되는 인재는 다양한 기초학문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지적인 능력과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4차 산업의 특징인 빅데이터 기반의 융·복합 복잡 문제를 주위 동료들과 지식을 공유하며 소통을 통해 풀 수 있는 협업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요구한다.

우리가 추진해야 하는 공학교육 혁신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갈 기업가정신을 갖춘 창의적인 융·복합형 협업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주제를 학생들이 협업을 통해 함께 연구하고 배워 나갈 팀 기반 교육을 도입해야 한다. 또 확장세계와 디지털 세상에 적용 가능한 지능정보기술 기반의 전공과목을 보강해야 할 것이다. 교육환경은 시연과 발표 및 팀 기반 교육이 가능한 테이블 중심의 강의실로 바꿔야 한다. 실질적으로는 주제 기반 학습 결과가 특허로 연결돼 벤처기업을 바로 창업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사회 변혁은 분명 대학들로서는 큰 위기이자 기회이다. 우리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 목표와 교육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앞으로는 우리 대학들이 기업가정신을 갖춘 소통·공감·감성·창의력을 겸비한 융·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종환 KAIST 공과대학장
#대학교육#기업가정신#4차 산업혁명#공학교육#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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